Short story
김포에 내리는 비
The script of one episode of a 1966 live radio serial, in which a miner bound for West Germany waits at the airport, and the director's notes in the margins tell a seco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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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2)
- 연속극 · serial drama
- 대본 · script
- 해설 · narration, the narrator (in a script)
- 노총각 · confirmed bachelor, man past the usual marrying age
- 탄광 · coal mine
- 여보게 · look here, my friend (old-fashioned, said to a younger man)
- 작정 · intention, firm plan
- 단지 · earthenware jar
- 대합실 · waiting room, departure hall
- 숨을 몰아쉬다 · to gasp for breath
- 소인 · postmark
- 재촉하다 · to hurry someone, to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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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1월 17일 목요일 밤 아홉 시 사십 분, 생방송. (시그널 음악. 바이올린 독주가 흐르다 서서히 작아진다.) 아나운서: “이 맛과 정성의 무궁화 조미료가 보내 드립니다. 김포에 내리는 비, 제12회.” “지난 시간까지의 줄거리. 서른 살 김동수는 서독 광부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삼 년 동안 땅속 천 미터에서 석탄을 캐어 고향 집의 빚을 갚겠다는 것이었으니, 그 소식을 들은 청계천 국숫집 딸 순애는 대답 대신 국수 그릇을 엎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아, 사랑이란 어찌 이토록 짓궂단 말입니까!”
제1장, 동수의 하숙방, 새벽. (효과: 닭 우는 소리. 연출 주의: 효과 담당 박 군은 지난주처럼 닭 소리를 입으로 직접 내지 말 것. 청취자 항의 편지가 세 통이나 왔음. 반드시 녹음판을 쓸 것.) 하숙집 영감: 동수. 짐은 다 꾸렸는가? 비행기가 자네를 기다려 주지는 않을 걸세.” 동수: “다 꾸렸습니다, 어르신. 양말 세 켤레, 내복 두 벌, 어머니 사진 한 장이 전부입니다.” 영감: “순애한테는 다녀왔는가?” 동수: (사이) “안 오겠답니다. 오지 말라고 하니 저도 찾아가지 않을 영감: “허허, 이 사람. 여자가 오지 말라는 말을 글자 그대로 믿는 사내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나?”
제2장, 국숫집 부엌. (효과: 솥뚜껑 여닫는 소리, 물 끓는 소리. 연출 주의: 물 끓는 소리는 대야 물에 고무관을 꽂고 입으로 불어서 낼 것. 너무 세게 불어 엉뚱한 소리처럼 들리지 않도록 할 것.) 어머니: “얘, 순애야. 너 정말 안 가 볼 거니? 비행기가 열한 시라던데.” 순애: “엄마, 저 바빠요. 고추장 담가야 돼요.” 어머니: “멀쩡한 고추장을 왜 또 담가?” 순애: (사이) “독일엔 고추장이 없대요.” “그렇습니다. 입으로는 가지 않겠다 하면서도 순애의 두 손은 이미 작은 고추장을 꾹꾹 눌러 담고 있었으니, 사람의 마음이란 언제나 입보다 손이 먼저 아는 법이었습니다.”
제3장, 김포공항 (효과: 비행기 프로펠러 소리. 연출 주의: 선풍기 두 대를 마이크 앞에 세울 것. 지난 회에 누가 선풍기 줄을 밟아 방송이 사 초 동안 끊어졌으니 각별히 조심할 것.) (효과: 빗소리. 쟁반에 굵은소금을 굴려서 낼 것.) 안내 방송: “서독 프랑크푸르트행 특별기에 탑승하실 분들께서는 지금 곧 3번 탑승구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동수: (혼잣말로) “끝내 안 오는구나. 그래, 잘됐다. 삼 년이면 짧은 세월이 아니지. 좋은 사람 만나서…….” (효과: 구두 소리가 빠르게 다가온다.) 순애: (숨을 “누가 누구를 만나요?”
동수: “순애 씨! 아니, 고추장 담근다더니…….” 순애: “담갔어요. 다 담가서 들고 왔어요. 비행기에 이런 걸 실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효과: 보따리 내려놓는 소리. 연출 주의: 진짜 고추장 스튜디오에 들이지 말 것. 지난달 김장 장면 이후로 아직도 냄새가 빠지지 않았음.) 동수: “순애 씨, 나 기다리지 말아요. 땅속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몰라요.” 순애: “기다리는 건 내 마음이에요. 동수 씨가 허락하고 말고 할 일이 아니에요. 대신 하나만 약속해요. 이 바닥이 보이면, 그때 돌아와요.” 동수: (울음 섞인 웃음) “삼 년 동안 아껴 먹으라는 소리군요.” 순애: “한 숟가락씩만 드세요. 그리고 숟가락마다 내 생각 하세요.”
“아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프로펠러는 마침내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고추장 한 삼 년을 버틸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 모든 사실을 아직 모르는 순애의 아버지는 어찌 될 것인가? 다음 회를 기대하여 주십시오.” (시그널 음악.) 아나운서: “이 무궁화 조미료가 보내 드렸습니다.”
(연출의 메모, 방송 후 처리할 것: 대기실에 작가 선생 앞으로 소포가 와 있음. 서독 찍혀 있음. 작가 선생 말로는, 삼 년 전 이맘때 자기 언니가 김포에서 어느 광부에게 건넨 고추장 텅 빈 채로 돌아온 것이라 함. 안에는 편지 한 장. 다음 달 귀국 예정이라고. 제13회 그 편지를 읽고 나서 쓰겠다 하니, 원고가 늦어도 말 것.)
Comprehension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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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y is Dongsu going to West Germany?
2. How is the sound of rain made in the studio, according to the director's notes?
3. What does Sunae ask Dongsu to promise?
4. What does the director's final note rev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