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이십 년 늦은 편지
A retired postman in Gyeongju sets out to deliver a love letter that got lost twenty years ago.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1)
- 우체부 · postman
- 소인 · postmark
- 번지 · house number (in an address)
- 붐비다 · to be crowded
- 철물점 · hardware shop
- 굳다 · to stiffen, freeze (of a face)
- 용기를 내다 · to pluck up courage
- 원망하다 · to blame, to resent
- 찌다 · to steam
- 거절당하다 · to be turned down
- 헛기침 · a fake cough (from embarrass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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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삼십오 년 동안 일한 상호 씨는 작년에 은퇴했다. 은퇴하고 나서도 그는 매일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걷는다. 골목마다 누가 사는지, 어느 집 개가 잘 짖는지 아직도 다 기억하고 있다.
어느 날 우체국의 옛 동료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래된 우체국 건물을 수리하다가 서랍장 뒤에서 편지 한 통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2005년 9월이라고 찍혀 있었다. 받는 사람은 ‘황남동, 이미경’이었다. 잘못 적혀 있어서 그때 배달되지 못한 것 같았다. “형님이 황남동 사람들을 제일 잘 아시잖아요. 한번 찾아봐 주실래요?”
상호 씨는 그날 오후 편지를 들고 황남동 골목으로 갔다. 이십 년 사이에 동네는 많이 변해 있었다. 낡은 한옥들은 예쁜 카페와 게스트하우스가 되었고, 골목은 관광객으로 상호 씨는 아직 남아 있는 오래된 가게들을 하나씩 찾아갔다. 세탁소 주인도, 할아버지도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들른 떡집에서 주인 여자가 이름을 듣더니 깜짝 놀랐다. “이미경이요? 그거 전데요.”
미경 씨는 봉투를 보자마자 얼굴이 보낸 사람은 ‘박상우’였다. 미경 씨는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다. 편지는 짧았다. “미경 씨, 버스 정류장에서 매일 인사만 하다가 내서 편지를 씁니다. 추석날 저녁 일곱 시, 첨성대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안 나오셔도 않겠습니다.”
상호 씨는 미경 씨가 울까 봐 걱정이 되었다. 이십 년 전에 한 남자가 첨성대 앞에서 혼자 기다렸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미경 씨는 갑자기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가게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 “여보! 이리 좀 나와 봐요!”
안에서 떡을 남자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나왔다. 남자는 편지를 보더니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가 바로 박상우 씨였다. 그해 추석, 상우 씨는 첨성대 앞에서 밤 열 시까지 기다렸다고 했다. 미경 씨가 오지 않자 줄 알았지만, 이 년 뒤에 두 사람은 친구의 소개로 다시 만났고 결국 결혼까지 했다. 그런데 상우 씨는 부끄러워서 그 편지 이야기를 이십 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 그때 내가 안 나와서 그렇게 실망했던 거예요?” 미경 씨가 웃으며 묻자 상우 씨는 대답 대신 했다. 상호 씨는 떡 한 봉지를 선물로 받아 들고 골목을 나왔다. 삼십오 년 동안 수많은 편지를 배달했지만, 이렇게 늦게 도착하고도 이렇게 반가운 편지는 처음이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ere was the old letter found?
2. Why hadn't the letter been delivered in 2005?
3. What did the letter ask Migyeong to do?
4. Why did Migyeong burst out laug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