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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story

3번 구덩이의 항아리

At a dig in Gyeongju, a graduate student finds a modern coin in a pit that should be 1,300 years old and fears months of work are ru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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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2)
  • 발굴 · excavation, dig
  • 집터 · site of a house
  • 고스란히 · intact, untouched
  • 유물 · relic, artefact
  • 물거품이 되다 · to come to nothing (lit. to become foam)
  • 무전기 · walkie-talkie, radio
  • 고고학자 · archaeologist
  • 메우다 · to fill in (a hole)
  • 외환 위기 · the 1997 currency crisis
  • 유산 · inheritance, legacy
  • 수소문 · asking around, making inquiries
  • 움큼 · hand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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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외곽의 한 현장에서 일한 지 석 달째 되던 날, 대학원생 나연은 흙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이 구덩이는 통일 신라 시대의 천삼백 년 전의 흙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나연은 붓으로 흙을 조심스럽게 털어 냈다. 동그란 금속 위로 학 한 마리가 나타났다. 오백 원짜리 동전이었다. 발행 연도는 1997년이었다.

나연은 얼굴이 하얘졌다. 가장 무서운 것은 층이 섞이는 것이다. 오래된 층에서 현대의 물건이 나왔다는 것은 누군가 그 층을 건드렸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 구덩이에서 나온 연대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었다. 석 달 동안의 작업이 될지도 몰랐다. 나연은 떨리는 손으로 들었다. “선생님, 3번 구덩이로 좀 와 주시겠어요? 큰일 났어요.”

현장 책임자인 박 선생님은 쉰 해 가까이 땅을 판 그는 동전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대신 구덩이 벽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흙 색깔이 미세하게 다른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여기, 누가 한 번 팠다가 다시 자리야. 나연 씨가 본 건 신라 층이 아니라 이 자리를 흙이고. 신라 층까지는 안 건드렸어.” 그 자리를 조금 더 파 들어가자 금이 간 항아리 하나가 나왔다. 항아리 안에는 오백 원짜리 동전이 가득했고, 비닐에 싼 쪽지가 한 장 들어 있었다.

쪽지에는 연필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1998년 1월. 큰아들 등록금. 은행은 못 믿겠음. 절대 손대지 말 것.’ 1997년 말은 위기로 은행과 회사가 줄줄이 무너지던 때였다. 쪽지를 읽은 박 선생님이 처음으로 웃었다. 아니라

현장 팀은 규정대로 경찰에 신고하고, 마을 이장님에게 부탁했다. 땅의 옛 주인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아랫마을에 사는 여든네 살의 최판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그해 겨울 동전을 모아 밭에 묻었는데, 몇 달 뒤 쓰러져 오래 입원하는 바람에 묻은 자리를 잊어버렸다고 했다. 그 뒤로 땅은 팔렸고, 밭은 현장이 되었다.

경찰서에서 항아리를 돌려받던 날, 할아버지 옆에는 쉰 살쯤 된 아들이 서 있었다. 할아버지는 동전을 한 쥐고 아들에게 내밀었다. “늦었다. 이십칠 년이나 늦었구나.” 아들은 등록금을 빌려서 대학을 마쳤고, 지금은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친다고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 “아버지, 저 그 돈 없이도 졸업했어요. 이건 아버지 용돈 하세요.” 할아버지는 끝내 동전을 아들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그날 저녁, 나연은 일지를 쓰다가 손을 멈췄다. 이 일을 어디에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나연이 고민하자 박 선생님이 옆에서 말했다. “빠짐없이 적어. 천삼백 년 전 위에 스물일곱 해 전 아버지의 마음이 묻혀 있었다고. 땅은 거짓말을 안 해. 시대만 다를 뿐이지.” 나연은 일지 맨 아래에 새 항목을 하나 만들었다. ‘3번 구덩이, 1998년 층. 출토품: 항아리 한 점, 동전 다수, 쪽지 한 장.’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was Nayeon so frightened by the coin?

2. What did Mr Park notice in the wall of the pit?

3. Why did Mr Choi never dig the jar up again?

4. What does Nayeon finally do in the dig 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