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End
← Upper-intermediate stories

Short story

노란 스카프

At her twenty-fifth high school reunion in Cheongju, a divorced woman goes looking for the boy who left an unsigned note in her locker.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동창회 · class reunion
  • 사물함 · locker
  • 쪽지 · note, slip of paper
  • 머리핀 · hairpin
  • 수능 · the national university entrance exam
  • 반듯하다 · neat, straight and tidy
  • 바래다 · to fade, yellow with age
  • 목이 메다 · to get a lump in one's throat
  • 용감하다 · to be brave
  • 샛노랗다 · bright yellow
  • 만지작거리다 · to fiddle with, keep touching
  • -는 게 어디야 · at least ..., that's something (better than nothing)

Select any text to highlight it, or a word to translate it or save it to your flashcards.

졸업 이십오 주년 안내 문자를 받았을 때, 지은은 가지 않을 이유부터 찾았다. 마흔셋, 이혼한 지 삼 년, 청주를 떠난 지는 이십 년이 넘었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벌써 누가 부장이 됐고 누가 건물을 샀는지 하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토요일 저녁, 지은은 청주의 한 고깃집 문 앞에 서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고등학교 삼 학년 가을, 발견한 주인을 이번에는 꼭 알고 싶었다.

이름이 없었다. “네가 웃을 때마다 공부가 안 된다. 너도 나를 좋아하면 내일 노란 하고 와.” 지은은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백 일도 안 남은 때였고, 남학생들이 그런 내기를 하는 일은 흔했다. 다음 날 그녀는 일부러 검은 머리끈을 하고 학교에 갔다. 그 뒤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이사를 다섯 번 하는 동안 한 번도 버려지지 않았다.

고깃집 안은 시끄러웠다. 배가 나온 반장, 머리가 하얗게 센 체육부장, 아이 셋의 엄마가 된 짝꿍이 차례로 지은을 껴안았다. 지은은 웃으며 인사를 하면서도 눈으로는 계속 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늘 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이태호. 그 시절 반에서 그렇게 글씨를 쓰는 남자아이는 태호밖에 없었다.

태호는 구석 자리에서 혼자 사이다를 마시고 있었다. 청주에서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되었다고 했다. “술은 안 마셔?” 지은이 옆에 앉으며 묻자 태호가 웃었다. “운전해야 돼서. 그리고 술 마시면 말이 많아지거든. 오늘은 말을 좀 아껴야 할 것 같아서.” 지은은 가방에서 누렇게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이거, 너지?”

태호는 한참 동안 내려다보았다. 귀가 빨개지는 것이 그때와 똑같았다. “이십오 년이나 갖고 있었어?” “버리려고 해도 이상하게 안 버려지더라.” 태호는 컵을 내려놓고 천천히 말했다. “그다음 날 아침에 교문 앞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어. 네가 검은 머리끈을 하고 걸어오는 걸 보고, 아, 끝났구나 했지. 국어 선생님이 된 것도 어쩌면 그때 못 한 말이 많아서일 거야.”

지은은 웃음이 나오는 동시에 목이 “나는 장난인 줄 알았어. 아무리 그래도 이름은 썼어야지.” “이름을 쓸 정도로 직접 말했겠지.” 둘은 동시에 웃었다. 그때 반장이 술잔을 들고 소리쳤다. “자, 이십오 년 만에 다 모였으니까 건배!” 사람들이 일어서는 사이에, 태호가 지은의 목을 가만히 가리켰다.

지은은 그제야 자기가 무엇을 하고 왔는지 알았다. 저녁에 급하게 고른 스카프는 개나리처럼 색이었다. 태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답이 좀 늦었네.” 지은은 스카프 끝을 대답했다. “늦더라도 오는 게 다음 주 토요일엔 네가 서울로 와. 교문 앞에서 한 시간씩 기다리게 하지는 않을게.”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did Jieun finally go to the reunion?

2. What did Jieun do the day after she found the note?

3. Why is Taeho drinking cider instead of alcohol?

4. What does Taeho point at near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