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삼월에 내린 눈
Through letters passed on by an adoption agency, a woman raised in Minnesota and the mother who gave her up in Cheongju slowly find their way to each other.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입양되다 · to be adopted
- 따지다 · to call someone to account, demand an explanation
- 답장 · reply (to a letter)
- 조르다 · to pester, keep asking
- 병력 · medical history
- 입꼬리 · corners of the mouth
- 진눈깨비 · sleet
- 함박눈 · heavy snow in large flakes
- 기숙사 · dormitory
- 대합실 · station waiting room
- 목도리 · scarf
- 망설이다 · to hesi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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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님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클레어 앤더슨이라고 합니다. 1996년 3월 청주에서 태어나 그해 가을 미국 미네소타로 입양 기관에서 제 서류를 다시 찾아 주셨는데, 거기에 김미경 님의 이름이 있었어요. 이 편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석 달 동안 첫 문장만 썼다가 지웠습니다. 한국어는 서울의 어학당에서 일 년 동안 배웠어요. 틀린 곳이 있어도 이해해 주세요. 무언가를 쓰는 편지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었어요. 저는 지금 초등학교 미술 교사이고, 고양이 두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혹시 주실 수 있다면 기다리겠습니다. 클레어 드림.
클레어 씨에게. 편지 잘 받았습니다. 기관의 상담 선생님이 편지를 건네주셨을 때 손이 떨려서 봉투를 뜯지 못했어요. 그날 밤 식구들이 다 잠든 뒤에야 부엌 식탁에 앉아 읽었습니다.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말이 너무 작아서 차마 쓰지 못하겠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에게는 지금 남편과 두 아이가 있고, 그 사람들은 클레어 씨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래서 만나자는 말은 아직 할 수가 없어요. 건강하게 자라 주어서, 그리고 선생님이 되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김미경.
미경 님께. 받고 많이 울었어요. 슬퍼서가 아니라 안심이 돼서요. 만나자고 않을게요. 대신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태어난 날 날씨가 어땠는지 궁금해요. 미국 엄마는 제 생일마다 케이크를 구워 주셨지만, 그날이 맑았는지 흐렸는지는 아무도 몰랐거든요. 그리고 병원에서 가족 자꾸 물어봐서, 그것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 한 장을 넣습니다. 작년 여름 호숫가에서 찍은 거예요. 사람들이 제 웃음은 이상하게 한쪽만 올라간다고 하는데, 혹시 누구를 닮은 건지도 궁금합니다. 클레어.
클레어 씨에게. 삼월인데 눈이 왔어요. 그날 청주에는 아침부터 내리다가 오후에는 바뀌었어요. 저는 열아홉 살이었고 공장 살고 있었어요. 병원 창밖에 눈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이 아이는 봄에 태어났는데 왜 눈이 오나 생각했던 게 기억나요. 그래서 기관에 보내기 전 사흘 동안 클레어 씨를 봄이라고 불렀어요. 서류에 적힌 은지라는 이름은 기관에서 지어 준 거예요. 가족 따로 적어서 넣었어요. 큰 병은 없지만 저희 집안은 다들 눈이 일찍 나빠집니다. 사진 고마워요. 한쪽만 올라가는 그 웃음은 제 아버지를 닮았어요. 사진을 보다가 오랜만에 아버지가 보고 싶어졌어요.
미경 님께. 제게 이름이 하나 더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 봄. 혼자 몇 번이나 소리 내어 불러 봤어요. 시월에 학교 일로 서울에 가게 됐어요. 십일 오후 세 시에 청주역 앉아 있을 거예요. 빨간 가방을 들고 있을게요. 오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정말로요. 저는 그 자리에 앉아서 제가 태어난 도시의 하늘을 한번 보고 올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먼 길을 온 거니까요. 클레어, 아니 봄.
봄아. 너를 이렇게 불러도 되는지 몇 날 며칠을 어제 남편과 아이들에게 네 이야기를 했다. 오래 걸렸고 쉽지 않았지만, 다들 끝까지 들어 주었다. 시월 십일, 나는 파란 하고 갈게. 혹시 내가 먼저 도착하면 제일 앞자리에 앉아 있을게. 스물아홉 해 동안 늦었으니, 이번만은 내가 먼저 기다리고 싶구나. 엄마가.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can't Mikyung agree to meet at first?
2. What does Claire ask in her second letter?
3. Where did the name on Claire's documents come from?
4. What has changed by the last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