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1407호의 의자
An accountant who can't sleep without pills hears a chair scrape in the empty officetel next door at exactly three every morning.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긁다 · to scrape, to scratch
- 결산 · year-end closing of accounts
- 수면제 · sleeping pill
- 세입자 · tenant
- 마지못해 · reluctantly
- 센서등 · motion-sensor light
- 얼음장 · sheet of ice; ice-cold
- 부인하다 · to deny
- 기색 · sign, look (on one's face)
- 접이식 · folding
- 얼룩 · stain, smudge
- 초기화하다 · to re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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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오피스텔 십사 층으로 이사한 지 두 달째 되던 밤, 나는 그 소리를 처음 들었다. 새벽 세 시, 벽 너머에서 의자 다리가 바닥을 소리였다. 끼익, 하고 한 번. 그러고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누군가 의자를 끌어다 놓고 그 위에 앉아 숨을 죽이고 있는 것 같았다.
회계 법인의 기간이었다. 나는 매일 밤 열한 시가 넘어 퇴근했고, 병원에서 받은 없이는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약 때문에 꾸는 꿈이려니 했다. 하지만 소리는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정확히 세 시에 들렸다. 어느새 나는 벽에 등을 대고 누워 그 소리를 기다리는 버릇이 생겼다. 기다리노라면 소리는 꼭 왔다.
일주일 뒤 관리실에 찾아갔다. 관리소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1407호요? 거기 넉 달째 비어 있어요. 안 구해져서요.” “그럴 리가 없어요. 매일 밤 소리가 나요.” 소장은 그제야 나를 쳐다보더니 복도 CCTV를 돌려 주었다. 카메라는 엘리베이터 앞만 비추고 있었다. 새벽 두 시부터 네 시까지 화면에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다만 두 시 오십팔 분, 화면 가장자리에 복도 불빛이 번졌다가 사십 분쯤 뒤에 꺼졌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어딘가에서, 무엇인가가 움직였다는 뜻이었다.
그 뒤로 이상한 일이 늘어났다. 아침에 일어나면 슬리퍼가 현관 밖을 향해 놓여 있었다. 나는 늘 슬리퍼를 안쪽으로 벗어 두는 사람이다. 아끼던 회색 카디건이 보이지 않았고, 발바닥이 차가운 채로 깨는 날이 잦아졌다. 옆자리의 수민 씨는 내 얼굴을 보더니 휴가라도 내라고 했다. “혜진 씨, 요새 눈 밑이 장난 아니에요. 그러다 진짜 쓰러져요.” 나는 웃어넘겼지만, 거울 속의 내가 낯설다는 것만은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소장에게 빈집을 열어 달라고 부탁했다. 소장은 귀찮은 감추지 않으면서도 따라 올라왔다. 빈집의 도어록은 처음 설치할 때의 번호 그대로라고 했다. 그는 0을 네 번 눌렀다. 삐빅, 경고음이 울렸다. 다시 눌러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번호를 바꿨네. 이상하다.” 그는 관리실에 내려가 비상 열쇠를 가져왔다.
1407호는 내 방을 거울에 비춘 것처럼 똑같은 구조였다. 가구도 커튼도 없었다. 다만 내 방과 맞닿은 벽 앞에, 의자 하나가 벽을 바라보고 놓여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는 회색 카디건이 걸려 있었다. 의자 앞 벽지에는 귀 높이쯤에 희미하고 동그란 있었다. 누군가 매일 밤 그 자리에 귀를 대고 있었던 것이다. 새벽 세 시의 내 방에서 들을 것이라고는 잠든 내 숨소리밖에 없을 텐데.
“번호를 혹시 짐작 가는 번호 있으세요?” 소장이 농담처럼 물었다. 나는 대답 대신 손을 뻗어 내 집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삐리릭,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소장은 나를 오래 쳐다보았고, 나는 그 눈빛에 담긴 질문을 알았다. 그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묻고 있던 질문과 같았다.
그날 밤 나는 먹지 않았다. 불을 끄지 않고, 눈도 감지 않은 채 침대에 앉아 있었다. 무엇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는 분명했다. 내가 잠들지 않으면, 그 소리도 없을 것이다. 새벽 두 시 오십팔 분, 복도에서 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세 시 정각, 벽 너머에서 의자 다리가 바닥을 끼익, 하고 한 번.
Comprehension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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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at did the building manager say about flat 1407?
2. What did the CCTV footage show?
3. How did the door of flat 1407 open the second time?
4. What happened on the night Hyejin stayed awake without her pi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