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벽 너머의 기침
A night-shift warehouse worker in a tiny Sillim-dong rooming house has never seen his neighbour's face, only heard his cough every morning, until one morning the cough st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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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2)
- 고시원 · tiny rented room in a rooming house (originally for exam takers)
- 합판 · plywood
- 어김없이 · without fail
- 짐작하다 · to guess, to estimate
- 일종 · a kind of, a sort of
- 무례 · rudeness, discourtesy
- 총무 · manager (of a rooming house)
- 요양병원 · long-term care hospital
- 갸웃하다 · to tilt one's head (puzzled)
- 미루어 보다 · to judge from, to infer
- 헛기침 · a deliberate little cough (to signal something)
- 마디 · knuckle, j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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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의 한 복도 끝에서 두 번째 방이 동주의 방이었다. 창문이 있는 방은 한 달에 삼만 원이 더 비쌌기에 그는 창문 없는 방을 골랐다. 침대에 누우면 발끝이 문에 닿았고, 팔을 뻗으면 손끝이 옆방과 나뉜 벽에 닿았다. 벽은 얇았다. 얇다기보다는 벽이라는 이름을 빌린 가까웠다. 옆방 사람이 돌아눕는 소리, 휴대폰 진동 소리, 한숨 소리까지 그 하나도 걸러 내지 못했다.
동주는 물류센터에서 밤새 상자를 나르고 아침 여섯 시가 넘어서야 돌아왔다. 그가 신발을 벗고 눕노라면 옆방에서 기침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짧게 두 번, 잠시 뒤에 길게 한 번. 그러고 나면 문이 열리고, 슬리퍼 끄는 소리가 공용 주방 쪽으로 멀어졌다. 동주는 옆방 남자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복도에서 마주쳐도 서로 고개를 돌리는 것이 예의였다. 그래도 그는 그 기침 소리로 남자의 나이를 대강 남자가 담배를 끊지 못했다는 것도, 겨울이면 기침이 더 깊어진다는 것도 알았다.
삼 년을 그렇게 지내다 보니 기침은 동주에게 인사가 되었다. ‘오늘도 살아 있으시군.’ 그는 속으로 그렇게 대답하고 잠들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그의 휴대폰은 통신사 문자와 택배 알림 말고는 울리지 않았다. 하루 동안 그가 듣는 사람의 목소리 가운데 그를 향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 기침만큼은, 이상하게도 자신을 향한 것처럼 느껴졌다.
십일월의 어느 아침, 기침이 들리지 않았다. 동주는 눈을 감은 채 기다렸다. 일곱 시가 지나고 여덟 시가 지났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벽 너머는 조용했다. 사흘째 되던 날 그는 결국 일어나 옆방 문을 두드렸다. 대답이 없었다. 그는 손잡이를 잡았다가 놓았다. 남의 방 문을 여는 것은 고시원에서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그러나 문을 열지 않아서 생길 수 있는 일을 그는 뉴스에서 여러 번 보았다.
그는 일 층 내려갔다. 스물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컵라면을 먹다가 고개를 들었다. “칠 호요? 그분 지난주에 나가셨는데요. 따님이 와서 짐을 싸 갔어요. 들어가신다고.” 동주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기침 소리가 안 들려서 내려왔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는 그냥 조용해서 물어봤다고만 했다. 고개를 다시 라면을 먹었다.
방으로 돌아온 동주는 오랫동안 벽을 바라보았다. 이름도 모르는 남자가 떠났을 뿐인데 가슴 한쪽이 이상하게 비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그 남자에게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보았다. 아마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새벽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발소리, 그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그 발소리를 기다린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의 기침이 하필 동주가 눕는 시간에 맞춰 들렸던 것이 정말 우연이었을까.
일주일 뒤 칠 호에 새 사람이 들어왔다. 짐을 옮기는 소리로 젊은 남자인 듯했다. 다음 날 새벽 동주는 퇴근해 신발을 벗고 누운 뒤, 잠시 망설이다가 벽을 향해 했다. 짧게 두 번, 잠시 뒤에 길게 한 번.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한참 뒤, 벽 너머에서 똑똑, 하고 작은 소리가 났다. 누군가 손가락 두드리는 소리였다. 동주는 천장을 보며 소리 없이 오래 웃었다. 그날 그는 알람이 울릴 때까지 한 번도 깨지 않았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did Dongju choose a room without a window?
2. What had the neighbour's cough become for Dongju after three years?
3. What did the manager tell Dongju about the man in room seven?
4. What happened after Dongju coughed at the wall for the new ten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