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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story

세 권의 장부

Sent home to Daegu to close the family fabric shop in Seomun Market, a Seoul designer finds three account books kept by three generations of women.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장부 · account book, ledger
  • 포목점 · fabric and bedding shop
  • 도매 · wholesale
  • 니가 좀 정리해 도 · you sort it out for me, please (Gyeongsang dialect: you + do it for me)
  • 내는 · I, as for me (Gyeongsang dialect)
  • 외상 · goods on credit, a tab
  • 우째 보내노 · how could I send (her) off? (Gyeongsang dialect)
  • 갖고 온나 · bring it (to me) (Gyeongsang dialect, casual command)
  • 줄잡다 · to estimate conservatively; at a low estimate
  • 너거 할매 · your grandma (Gyeongsang dialect)
  • 아이가 · didn't she?, you know (Gyeongsang dialect tag)
  • 제사 · ancestral memorial 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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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이 지구 이 층, 계단을 올라 왼쪽으로 세 번째 가게. 할머니가 쉰 해 전에 문을 연 그 자리에서 이불감과 한복감을 팔며 세 사람의 손을 거쳤다. 할머니 말자가 연 가게를 어머니 현숙이 물려받아 원단 키웠고, 이제 그 가게를 닫는 일이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은서에게 떨어졌다. 무릎 수술을 받은 어머니는 병실에서 전화로 짧게 말했다. 좀 정리해 못 하겠다.”

가게 안은 여름 냄새가 났다. 습기를 머금은 천 냄새와 오래된 나무 선반 냄새였다. 은서는 재고를 세다가 계산대 밑 서랍에서 두꺼운 세 권을 찾아냈다. 가장 오래된 표지가 누렇게 바래 있었고, 연필로 쓴 할머니의 글씨가 빼곡했다. 날짜, 이름, 물건, 금액. 그리고 몇몇 줄 끝에는 ‘외상’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은서는 할머니를 떠올렸다. 할머니는 손님이 돈이 모자란다고 하면 혀를 차면서도 이불을 곱게 싸 주곤 했다. “시집가는 딸 이불을 빈손으로 돈은 나중에 갖고 어린 은서가 그 사람들이 정말 돈을 갖고 오느냐고 물으면 할머니는 웃기만 했다. 넘기다 보니 그 대답이 거기 있었다. 끝내 갚아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칠십 년대와 팔십 년대에 걸쳐, 수십 건이었다.

이상한 것은 두 번째 어머니의 볼펜 글씨로 채워진 그 맨 뒤쪽에, 할머니 하나하나 옮겨 적혀 있었다. 그리고 모든 줄에 빨간 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 옆에 ‘받음’이라고 쓰여 있었다. 날짜는 모두 같았다. 이천삼 년 삼월 이 일. 할머니가 돌아가신 다음 날이었다. 수십 명이 하루 만에 수십 년 묵은 빚을 갚으러 왔을 리는 없었다.

은서는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한참 말이 없더니 마침내 웃음 섞인 한숨을 쉬었다. “받기는 뭘 받노. 한 푼도 안 받았다.” “그럼 왜 받았다고 써 놓으셨어요?” 평생 그 못 덮었다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누구네 얼만지 다 외우고 있더라. 그래서 내가 덮어 드렸다. 저승까지 들고 가시면 안 되니까.” 은서는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받지 않은 돈을 받았다고 적은 바, 그것은 거짓말이라기보다 어머니 나름의

세 번째 어머니가 쓰다 만 것이었다. 마지막 장에는 지난봄 날짜와 함께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은서 결혼 이불, 목화솜, 원단 최상품.’ 금액 칸은 비어 있었다. 은서는 아직 결혼할 계획이 없었고, 어머니도 그것을 잘 알았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언제 올지 모를 그날을 위해 미리 한 줄을 맡아 둔 것이었다. 할머니가 남의 딸 이불을 내주었듯이, 어머니는 자기 딸의 이불을 미래에 달아 두었다.

그날 저녁 은서는 가게 셔터를 내리지 않았다. 대신 세 번째 빈 줄에 볼펜으로 날짜를 쓰고, 그 옆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 무엇을 사고팔지는 아직 몰랐다. 서울의 회사를 그만둘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이 자기 손에서 덮이는 일만은 없기를, 은서는 시장 골목의 불이 하나둘 꺼지는 것을 바라보며 바랐다.

Comprehension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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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o turned the shop into a fabric wholesale business?

2. What had the mother actually done when she wrote "받음" next to the old debts?

3. When were all the debts marked as received?

4. What did Eunseo do at the end of the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