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외상 장부
On the last day of the only bookshop in a shrinking mining town in Taebaek, a middle-aged man comes in with an envelope and a conf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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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1)
- 탄광 · coal mine
- 탄광촌 · mining town
- 이상하리만큼 · strangely, to a surprising degree
- 서성이다 · to hover, wander about
- 갱도 · mine shaft, tunnel
- 외상 · buying on credit, a tab
- 장부 · ledger, account book
- 불룩하다 · to bulge
- 담담하다 · to be calm, matter-of-fact
- 완납 · paid in full
- 이자 · interest (on a de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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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황지동의 ‘물빛서점’이 이월 말에 문을 닫는다는 소식은 생각보다 조용히 퍼졌다. 하나둘 문을 닫은 뒤로 이 동네에서 가게가 사라지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었다. 사십 년 동안 서점을 지켜 온 미자 씨는 유리문에 손글씨로 안내문을 붙였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남은 책은 마지막 날 원하시는 분께 그냥 드립니다.’
마지막 일주일은 바빴다. 평소에는 하루에 손님이 다섯 명도 오지 않던 가게에 낯선 얼굴과 낯익은 얼굴이 번갈아 찾아왔다. 다들 책을 사러 왔다기보다 무언가를 확인하러 온 사람들 같았다. 고등학교 때 여기서 첫 시집을 샀다는 중년 여자, 아버지 손을 잡고 만화책을 고르던 기억을 꺼내 놓는 젊은 공무원. 미자 씨는 그때마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솔직히 대부분은 기억나지 않았다. 사십 년은 그런 시간이었다.
마지막 날 오후, 눈발이 날리기 시작할 무렵 마흔 중반쯤 된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서가 사이를 한참 계산대 앞에 하얀 봉투를 내려놓았다. “사장님, 저 기억 못 하시죠? 구십사 년에 여기서 책을 훔친 놈입니다.” 미자 씨는 안경을 고쳐 쓰고 남자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광부 아들이었어요. 아버지가 다치시고 집에 돈이 한 푼도 없을 때였죠. 수학 참고서 한 권하고 시집 한 권을 점퍼 안에 넣고 나갔습니다. 서른 해 동안 그게 마음에 걸렸어요.”
미자 씨는 대답 대신 계산대 서랍에서 누렇게 바랜 꺼냈다. 서점에서 흔한 일이었다. 월급날까지 책값을 미뤄 주는 것은 이 동네의 오랜 관습이었다. 그녀는 침을 묻혀 가며 넘기더니 한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구십사 년 십일월, 수학 참고서, 시집, 이만 삼천 원, 철우 아버지 앞으로.’ 남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철우는 그의 이름이었다.
“그때 봤어요. 점퍼가 이상하게 미자 씨가 말했다. “쫓아가서 붙잡을까 하다가 말았어요. 붙잡은들 그 집에서 책값이 나오겠어요? 그래서 달아 놨지. 도둑이라고 적으면 평생 도둑이고, 적으면 언젠가 갚으러 올 사람이니까.” 그녀는 덮었다. “그런데 진짜 갚으러 올 줄은 몰랐네.”
철우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지금 원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다고 했다. 그날 훔친 시집이 아니었다면 국어 교사가 될 생각은 하지 못했을 거라고도 했다. 미자 씨는 그가 내민 봉투를 열어 보지도 않고 도로 밀어 주었다. “이 돈은 안 받을래요. 대신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그녀가 가리킨 것은 가게 구석에 쌓인 상자 일곱 개였다. 마지막 날까지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책들이었다. 문제집, 오래된 소설, 표지가 바랜 동화책. “학교 도서관이든 어디든, 아이들이 있는 데로 가져가 줘요. 책도 누가 몰래 집어 갈 만한 데 있어야 책이지.” 철우는 처음으로 웃었다. 그는 상자를 하나씩 차에 실었다. 어느새 눈이 제법 쌓이고 있었다.
그날 밤 미자 씨는 불 꺼진 가게에서 그 줄 옆에 볼펜으로 짧게 적었다. 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다 한 줄을 더 보탰다. 책 일곱 상자.’ 사십 년 장사에서 가장 남는 거래였다.
Comprehension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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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at did Mija plan to do with the leftover books?
2. What had the man done in 1994?
3. Why had Mija written the theft down as credit?
4. What did Mija ask instead of the 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