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마지막 그네
In a near-future Seoul with almost no children, an ageing playground inspector finds a little girl on a swing he has been oiling for nobody.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철거 · demolition, removal
- 사슬 · chain
- 녹 · rust
- 갈퀴 · rake
- 산부인과 · obstetrics and gynaecology clinic
- 요양 병원 · long-term care hospital for the elderly
- 담담하다 · calm, matter-of-fact
- 헛발질 · kicking at the air, a missed kick
- 주무관 · civil servant in charge (junior official's title)
- 실적 · recorded results, figures
- 여느 때 · usual, ordinary (as usual)
- 털어 내다 · to brush off, shake off
Select any text to highlight it, or a word to translate it or save it to your flashcards.
기수는 화요일 아침마다 공구 가방을 들고 구청이 관리하는 놀이터를 돌았다. 그가 이 일을 처음 맡았던 이십 년 전만 해도 은평구에만 놀이터가 마흔 곳이 넘었다. 지금은 세 곳이 남았고, 그중 두 곳은 이미 날짜가 정해져 있었다. 그네 닳지 않았는지 재고, 미끄럼틀에 슬지 않았는지 손바닥으로 쓸어 보고, 모래에 깨진 유리가 섞이지 않았는지 고르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점검이 끝나면 태블릿에 이용 인원을 적어야 했다. 지난 삼 년 동안 그 칸에 적힌 숫자는 늘 영이었다.
동네가 조용해진 것은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었다. 길 건너 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초등학교 두 곳이 하나로 합쳐졌다가 그 하나마저 평생 교육관이 되었다. 아파트 단지에 아기가 태어나면 관리 사무소 방송으로 축하 인사가 나왔는데, 기수가 그 방송을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재작년 겨울이었다. 사람들은 이제 그런 일을 두고 슬퍼하지도 놀라지도 않았다. 날씨 이야기를 하듯 말할 뿐이었다.
시월 첫 화요일, 불광동의 마지막 놀이터에 들어선 기수는 걸음을 멈췄다. 그네 위에 아이가 앉아 있었다. 노란 비옷을 입은 대여섯 살쯤 된 여자아이였다. 아이는 발끝으로 땅을 밀며 그네를 조금씩 흔들다가 기수의 공구 가방을 보고 물었다. “아저씨, 그네 고치러 왔어요? 아무도 안 타는데 왜 고쳐요?” 기수는 잠시 대답할 말을 찾았다. “네가 타잖아.” 벤치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아이의 이름은 다온이었다. 부모가 해외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사이 두 달 동안 할머니 집에 맡겨졌다고 했다.
그날부터 기수의 점검 순서가 바뀌었다. 불광동 놀이터는 늘 마지막이었는데, 이제는 다온이가 할머니 손을 잡고 나오는 오후 세 시에 맞춰 그곳을 찾았다. 그는 다온이에게 그네 타는 법을 가르쳤다. 앞으로 갈 때는 다리를 쭉 펴고, 뒤로 올 때는 무릎을 접는 거야. 다온이는 몇 번이고 하더니 셋째 주에는 혼자서 하늘 가까이까지 올라갔다. 기수는 태블릿의 이용 인원 칸에 처음으로 1을 적었다. 그다음 주에도, 그다음 주에도 1을 적었다.
십일월 마지막 화요일, 다온이는 놀이터에 나오지 않았다. 벤치에는 할머니 혼자 앉아 있었다. “어제 애 엄마가 데리러 왔어요. 아저씨한테 꼭 인사하고 가겠다고 울었는데, 비행기 시간이 그래서.” 할머니는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크레파스로 그린 그네 그림이었다. 그네 위에는 노란 아이가, 그 옆에는 공구 가방을 든 커다란 사람이 서 있었다.
연말에 구청에서 회의가 열렸다. 젊은 화면에 표를 띄워 놓고 말했다. “불광동 놀이터는 올해 이용 일곱 번이네요. 그런데 다 같은 아이고, 그 아이도 이제 없고요. 어르신 운동 기구를 놓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기수는 한참 동안 표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곱 주입니다. 한 아이가 일곱 주 동안 하늘 가까이 올라갔다는 뜻이에요.” 회의실에 잠깐 침묵이 흘렀다. 무언가를 적더니 한 해 미루자고 했다.
첫눈이 온 화요일, 기수는 때처럼 불광동 놀이터에 갔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그네에 쌓인 눈을 장갑으로 내고 기름을 칠했다. 그러고는 보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네에 앉았다. 앞으로 갈 때는 다리를 쭉 펴고, 뒤로 올 때는 무릎을 접는다. 예순셋의 그네는 생각만큼 높이 올라가지 않았다. 태블릿을 꺼낸 그는 이용 인원 칸을 한참 내려다보다가 1이라고 적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at number had Gisu always entered for playground users in the last three years?
2. Why was Daon staying with her grandmother?
3. How did Gisu change the official's mind at the meeting?
4. What does Gisu do on the day of the first s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