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두루미를 세는 사람
A data analyst goes home to Suncheon to confront her father, a retired maths teacher whose phone calls are all about the cranes he counts every winter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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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2)
- 갈대밭 · reed bed
- 망원경 · telescope
- 흑두루미 · hooded crane
- 철새 · migratory bird
- 안부 · news of how someone is, regards
- 다잡다 · to steady (one's mind), to resolve firmly
- 계수기 · hand tally counter
- 오차 · margin of error
- 가락지 · ring; here: leg band on a bird
- 처지 · situation, circumstances
- 읊다 · to recite
- 버티다 · to hold out, to end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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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의 겨울 아침은 숫자로 시작되었다. 해가 뜨기 전, 은퇴한 수학 교사 한영수 씨는 옆 관찰대에 올라 세웠다. 십일월부터 이듬해 삼월까지,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세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누가 시킨 일은 아니었다. 이십 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난 겨울, 그에게는 할 일이 필요했고, 마침 세는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공고가 붙어 있었다.
서울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는 딸 은지가 내려온 것은 삼 년 만이었다. 아버지의 전화는 늘 두루미 이야기로 시작해서 두루미 이야기로 끝났다. 올해 몇 마리가 왔고, 작년보다 몇 마리가 늘었는지. 은지는 그 숫자들이 자기 먼저라는 것이 오래전부터 서운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꼭 하겠노라고, 기차 안에서 몇 번이나 마음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은지는 서울의 대학에 진학했고, 그 뒤로 집에 내려오는 횟수는 해마다 줄었다. 아버지는 한 번도 서운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전화할 때마다 숫자를 하나씩 보탰다. 이천백십삼, 삼천사백, 오천일. 은지에게 그 숫자들은 아버지와 자신 사이에 놓인 벽처럼 느껴졌다.
관찰대에서 아버지는 딸에게 쥐여 주었다. “열 마리씩 묶어서 세라. 하나하나 세다가는 해 지겠다.” 새벽 공기가 어찌나 찬지 누르는 손가락이 금세 곱았다. 은지는 웃음이 나왔다. “아빠, 요즘은 드론으로 사진 찍으면 프로그램이 다 세 줘요. 훨씬 적고요.” 아버지는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그래, 그것도 세고 나도 센다. 프로그램은 몇 마리인지는 알아도 누가 왔는지는 모르거든.”
그는 딸에게 넘겨주었다. 무리의 가장자리에 한쪽 다리에 노란 찬 두루미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이십 년 전, 아버지가 처음 관찰대에 오른 겨울에 연구자들이 달아 준 그 뒤로 그 두루미는 한 해도 빠짐없이 순천만에 돌아왔다. 아버지의 낡은 수첩에는 해마다 같은 번호가 적혀 있었다. 처음 도착한 날짜와 함께, 짝이 있는지, 새끼를 몇 마리 데려왔는지까지.
“쟤도 짝을 잃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칠 년 전 겨울부터 혼자 오더라. 두루미는 평생 한 짝하고만 산다는데. 그래도 해마다 온다. 혼자서도 그 먼 길을.” 은지는 너머의 새를 오래 바라보다가, 내려놓고 아버지의 옆얼굴을 보았다. 아버지가 매일 아침 이 추운 관찰대에 서는 까닭이 비로소 짐작되었다. 그는 두루미를 세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와 같은 누군가가 올해도 살아서 돌아왔는지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은지는 하려던 말을 끝내 꺼내지 않았다. 대신 저녁상에서 그 두루미가 언제 처음 도착했는지 물었다. 아버지는 수첩도 보지 않고 스무 해의 날짜를 줄줄 은지는 그제야 그 숫자들이 사실은 아버지의 것을 깨달았다. 올해도 왔다, 올해도 그 말을 아버지는 두루미의 숫자로밖에 할 줄 몰랐던 것이다.
서울로 돌아온 뒤, 은지는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잘 지내시느냐고 묻는 대신 이렇게 물었다. “아빠, 오늘은 몇 마리 왔어요?” 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아버지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숫자를 불러 주었다. 은지는 그 숫자를 받아 적었다. 새로 산 자기 수첩의 첫 장에.
Comprehension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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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ow did Han Youngsoo start counting cranes?
2. What had long upset Eunji about her father's phone calls?
3. What does the father say a computer program cannot know?
4. What did Eunji do after returning to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