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유성까지 이십 분
A young founder rehearses his investor pitch aloud in a Daejeon taxi, and the driver interrupts with one simple question.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잔고 · (bank) balance
- 지론 · firm belief, pet theory
- 병충해 · crop disease and pest damage
- 근디 · but, by the way (Chungcheong dialect)
- 내유 · pay (polite question, Chungcheong dialect)
- 지자체 · local government
- 그러믄, 허믄 · then; if (you) do (Chungcheong dialect)
- 지가 · I (humble, Chungcheong dialect)
- 말아먹다 · to ruin, to run into the ground (slang)
- 그려유 · that's how they are, yes (Chungcheong dialect)
- 됐슈, 돼유 · that's enough; it'll do (Chungcheong dialect)
- 진땀을 빼다 · to sweat bullets, to have a har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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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택시 승강장에서 태준은 노트북 가방을 끌어안고 뒷좌석에 올랐다. “유성 대덕연구단지 쪽이요. 최대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투자사와의 첫 미팅까지 사십 분이 남아 있었다. 창업한 지 이 년, 통장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넉 달이었다. 오늘 발표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차가 출발하자마자 태준은 휴대폰 메모를 보며 발표 연습을 시작했다.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입이 굳는다는 게 그의 “저희 서비스는 딸기 농가의 온실 사진을 분석해 미리 알려 드리는…….” 그가 세 번째로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 운전석에서 느릿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님, 그거 농사짓는 사람이 돈 아니면 누가
태준은 당황했다. 질문은 정확히 그가 발표 자료의 맨 뒤로 미뤄 둔 부분을 찌르고 있었다. “아, 처음에는 무료로 하고, 사용자가 모이면 그다음에 농협이나 기사는 백미러로 그를 힐끗 보더니 껄껄 웃었다. 투자하는 사람은 그다음이 언제냐고 물을 거유. 거기서 대답 못 끝이여. 그 질문에 대답을 못 해서 회사 사람이거든유.”
신호에 걸린 차 안에서 기사는 짧게 자기 이야기를 했다. 이천 년 무렵 그는 대덕의 연구소를 나와 작은 회사를 차렸다. 기술은 좋았다. 투자자들도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돈은 누가 내느냐는 질문에 그는 늘 일단 써 보면 안다고만 대답했다. 회사는 삼 년을 버티지 못했다. “기술 하는 사람들은 다 좋은 물건이면 누가 알아서 사 줄 줄 알어. 세상은 그렇게 안 돌아가유.”
남은 이십 분 동안 택시는 작은 회의실이 되었다. 기사는 딸기 한 상자 값이 얼마인지, 병 때문에 한 해에 버리는 딸기가 얼마나 되는지, 농민이 휴대폰 앱에 한 달에 얼마까지 낼 수 있을지를 차례로 물었다. 태준은 대답하다가 막히면 노트북을 열어 숫자를 고쳤다. 그러다 보니 발표 자료의 맨 뒷장이 어느새 맨 앞장으로 와 있었다. 미터기 요금이 만 오천 원을 넘어설 무렵 기사가 말했다. “인제 그 얼굴로
투자 심사역은 예상대로 그 질문부터 던졌다. 태준은 숨을 고르고, 택시 안에서 다시 짠 숫자들을 하나씩 펼쳐 보였다. 농가 한 곳이 병으로 잃는 돈, 그중 얼마를 지켜 줄 수 있는지, 그 대가로 얼마를 받을지. 심사역은 한참 동안 메모를 하더니 다음 주에 대표 파트너와 다시 만나자고 했다. 회의실을 나서면서 태준은 다리에 힘이 풀려 벽을 짚었다.
그는 그제야 택시 영수증을 꺼내 보았다. 영수증 맨 아래에 택시 회사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감사 인사라도 전하고 싶어 전화를 걸었더니, 배차 담당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아, 그 기사님이요? 손님들 사이에서 유명하세요. 유성 가는 젊은 손님만 태우면 꼭 그 질문을 하신대요. 다들 뺀다더라고요.” 태준은 전화를 끊고 한참을 웃었다.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던 한 사람이, 이십 년 넘게 남의 대답을 대신 연습시켜 주고 있었던 것이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at does Taejun's start-up do?
2. Why did the driver's company fail around the year 2000?
3. How did Taejun's presentation change during the ride?
4. What did the dispatcher at the taxi company tell Tae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