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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story

새벽 두 시의 빈소

On the last night of their father's three-day funeral in Daejeon, three siblings open his bankbooks to pay the bill and find something none of them exp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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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2)
  • 빈소 · funeral parlour room where mourners pay respects
  • 조문객 · mourner, condolence caller
  • 상복 · mourning clothes
  • 완장 · armband (worn by the chief mourners)
  • 조의금 · condolence money
  • -는 둥 마는 둥 하다 · to barely do something, half-heartedly
  • 헛기침 · a dry, embarrassed cough
  • 고스란히 · intact, every bit of it
  • 잘리다 · to be fired (colloquial)
  • 들쭉날쭉하다 · to be irregular, uneven
  • 발인 · carrying out the coffin for burial or cremation
  • 시치미를 떼다 · to feign innocence, act as if nothing happ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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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대학 병원 장례식장, 새벽 두 시였다. 마지막 돌아간 국화 냄새와 식은 육개장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차림의 삼 남매는 접이식 상 앞에 둘러앉아 있었다. 맏이 성민은 찬 채 휴대폰 계산기를 두드렸고, 둘째 수진은 봉투를 정리했다. 막내 재석은 벽에 기대어 졸다 깨기를 반복했다.

“장례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네.” 성민이 중얼거렸다. 아버지는 평생 철도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뒤 낡은 연립 주택에서 혼자 살았다. 모아 둔 돈이 있을 리 없었다. 수진은 오빠의 굳은 얼굴을 보며 오래 묵혀 둔 말을 삼켰다. 서울에서 대기업 임원까지 지낸 오빠는 명절에도 얼굴을 마는 했다. 아버지가 입원한 석 달 동안 병원을 지킨 것은 수진이었다.

“아버지 통장 있지? 일단 거기서 빼서 쓰자.” 재석이 아버지의 가방에서 낡은 통장 세 개를 꺼냈다. 수진이 첫 번째 통장을 펼쳤더니 매달 거르지 않고 같은 금액이 입금되어 있었다. 오십만 원. 보낸 사람은 박성민이었다. 수진은 오빠를 쳐다봤다. 성민은 했다. “아버지가 너희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하셔서.”

두 번째 통장에도 매달 오십만 원이 들어와 있었다. 보낸 사람은 박재석이었다. 재석이 머리를 긁적였다. “나도 형이랑 누나한테는 비밀로 하라고 하시던데.” 수진은 웃음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울음이 나올 것 같기도 했다. 세 번째 통장은 열어 볼 필요도 없었다. 거기에는 그녀가 십 년 동안 매달 보낸 돈이 찍혀 있을 터였다. 아버지는 세 자식에게 똑같은 부탁을 했고, 세 자식은 똑같이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럼 아버지는 매달 백오십만 원씩 받으셨다는 거잖아.” 성민이 말했다. “근데 왜 보일러도 안 고치고 사셨어?” 재석이 통장을 끝까지 넘겨 보더니 표정이 굳었다. 입금된 돈은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가 있었다. 셋은 같은 생각을 했다. 혼자 사는 노인을 노리는 사기 이야기는 뉴스에서 지겹도록 들었다. 수진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거래 내역의 메모 칸을 짚었다. 거기에는 짧은 글자가 적혀 있었다. ‘희수 대학.’

희수는 성민의 딸이었다. 재석의 통장에서 빠져나간 돈에는 ‘준성 대학’, 수진의 통장에는 ‘서아 대학’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버지는 자식들이 보낸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보낸 자식의 아이 앞으로 모아 온 것이었다. 재석이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웃다 보니 셋 다 울고 있었다. 옆 접객실에서 화투를 치던 먼 친척 어른이 무슨 일인가 하고 고개를 내밀었다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

한참 뒤 성민이 입을 열었다. “나, 할 말 있어.” 그는 식은 육개장 그릇을 내려다보았다. “삼 년 전에 회사 그만뒀어. 그만둔 게 아니라 거지. 그 뒤로 대리운전 하면서 돈 보냈어. 아버지 얼굴 보면 다 들킬 것 같아서 못 왔다.” 수진은 오빠에게 하려고 아껴 둔 말들이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이제 와서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니, 원망할 이유조차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알고 계셨을 거야.” 재석이 말했다. “형 통장 봐. 삼 년 전부터 들어온 날짜가 매달 그런데 메모는 한 번도 안 바뀌었어.” 창밖이 희미하게 밝아 오고 있었다. 일곱 시면 수진은 봉투 더미를 한쪽으로 밀어 두고, 통장 세 개를 영정 앞에 나란히 올려놓았다. 사진 속 아버지는 비밀을 끝까지 지킨 사람답게 뚝 웃고 있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was Sujin quietly resentful of her older brother at the start?

2. What did the first two bankbooks reveal?

3. Where had the money actually gone?

4. What did Seongmin conf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