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우산을 두고 내리는 사람들
A worker at a Seoul subway lost-property office reflects on the umbrellas nobody comes back for, and the one that somebody did.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유실물센터 · lost-property office
- 틀니 · dentures
- 영정 사진 · funeral portrait
- 단연 · by far, without question
- 간절하다 · to be desperately wanted
- 유심히 · attentively, closely
- 살 · rib (of an umbrella)
- 폐기하다 · to discard, dispose of
- 영감 · husband (an old woman speaking of her elderly husband)
- 수령 · receipt, collection
- 귀중품 · valuables
- 머뭇거리다 · to hesitate, l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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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일한 지 올해로 칠 년이 되었다. 사람들이 지하철에 두고 내리는 물건은 상상을 넘어선다. 지갑과 휴대폰은 기본이고, 사진, 살아 있는 거북이, 축의금 봉투가 든 가방까지 들어온 적이 있다. 그러나 칠 년 동안 지켜보건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우산이다. 비 오는 날 저녁이면 우산이 서른 개, 마흔 개씩 들어온다. 그리고 그중 주인이 찾으러 오는 것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이유는 짐작할 만하다. 편의점에서 오천 원이면 새것을 살 수 있는데 굳이 시간을 내어 센터까지 올 사람은 많지 않다. 우산은 비가 그치는 순간 잊히는 물건이다. 필요할 때는 그토록 손에 들고 있으면 귀찮아진다. 생각해 보면 사람 사이에도 그런 대접을 받는 것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나는 우산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대개는 비싼 우산의 주인이다. 외국 상표가 붙은 장우산을 찾으러 와서 흠집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사람들. 그런데 가끔은 전혀 다른 손님이 온다. 지난 장마 때 찾아온 할머니가 그랬다. 할머니가 찾는 것은 두 개나 부러진 비닐우산이었다. 우리는 그런 우산은 보통 일주일도 안 돼 다행히 그 우산은 아직 상자 안에 있었다.
할머니는 우산을 받아 들더니 부러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펴 보았다. 그러고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마지막으로 사 온 거예요. 병원 가는 날 비가 와서, 지하철역 앞에서 삼천 원 주고.” 할머니는 이 년째 그 우산만 쓰고 다닌다고 했다. 부러질 때마다 테이프로 감았더니 이제는 우산보다 테이프가 더 많다며 웃었다. 확인 도장을 찍는 내 손이 조금 떨렸다.
그날 이후로 나는 물건의 값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센터는 물건을 분류할 때 일반 물품을 나눈다. 지갑과 전자 기기는 우산은 일반 물품이다. 그러나 세상의 수많은 비닐우산 가운데 어떤 것은 누군가의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서류의 칸 하나로 가려낼 수 있겠는가. 물건의 값은 가격표가 아니라 그것을 찾으러 오는 발걸음이 정한다.
요즘 나는 작은 일을 하나 하고 있다. 보관 기간이 지나 우산 가운데 멀쩡한 것을 골라 따로 모아 둔다. 그리고 퇴근길에 비가 오면 역 출구에서 우산 없이 사람에게 하나씩 건넨다. 다들 처음에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다가 결국은 받아 간다. 돌려줄 필요는 없다고 하면 고맙다는 인사가 돌아온다. 물론 그 우산의 대부분은 머지않아 또 어느 지하철 선반 위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 일을 하노라면 우산이란 원래 그렇게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건너다니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깐 누군가의 머리 위를 지켜 주다가 비가 그치면 잊히는 것. 바라건대 내가 건넨 우산 가운데 하나쯤은 누군가가 부러져도 테이프로 감아 가며 쓰는 우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언젠가 그 사람이 그것을 찾으러 우리 센터에 올지도 모른다. 그날 나는 그 우산을 금방 알아볼 것이다.
Comprehension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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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ccording to the writer, why do so few people come back for their umbrellas?
2. Why did the old woman want her broken plastic umbrella back?
3. What does the writer conclude about the value of things?
4. What does the writer do now on rainy even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