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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story

공룡능선의 하룻밤

A mountain rescuer in Seoraksan spends a windy December night on a ridge with an injured seventy-two-year-old hiker who told his wife he was going to the bathhouse.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능선 · ridge, ridgeline
  • 구조대 · rescue team
  • 웅크리다 · to huddle, to curl up
  • 부목 · splint
  • 들것 · stretcher
  • 비박 · bivouac (camping out without a proper shelter)
  • 침낭 · sleeping bag
  • 청혼 · marriage proposal
  • 헛디디다 · to miss one's footing
  • 누그러지다 · to soften, to calm down
  • 호되게 · severely, harshly
  • 비상식 · emergency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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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국립공원 신고가 들어온 것은 십이월 넷째 토요일 오후 네 시 반이었다. 일흔두 살 남성이 다리를 다쳐 움직이지 못한다고 했다. 신고한 것은 본인이 아니라 지나가던 등산객이었다. 해는 다섯 시면 졌고, 바람은 이미 사람을 밀어낼 만큼 거셌다. 헬기는 뜰 수 없었다. 구조대원 수빈은 동료 둘과 함께 장비를 메고 어둠 속으로 올라갔다. 들어온 지 육 년, 그녀는 겨울 사람을 얼마나 빨리 데려가는지 알았다.

남자를 찾은 것은 밤 아홉 시가 넘어서였다. 바위틈에 몸을 그는 의외로 정신이 또렷했다. 왼쪽 발목이 퉁퉁 부어 있었다. 수빈이 대는 동안 남자는 이를 악물고, 신음 대신 엉뚱한 말을 했다. 양반들, 미안한데 내 휴대폰은 좀 꺼 둬도 되겠소?” 휴대폰은 아까부터 쉬지 않고 진동하고 있었다. 화면에는 ‘마누라’라는 세 글자가 떠 있었다. 부재중 전화가 스물일곱 통이었다.

바람이 너무 세서 밤에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원들은 바위 그늘에 텐트를 치고 남자를 감쌌다. 아침까지 버티다가 바람이 잦아들면 헬기를 부르기로 했다. 남자의 이름은 박상구였다. 그는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사정을 털어놓았다. 아내에게는 동네 찜질방에 간다고 하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마누라가 작년부터 산에 못 가게 해서. 무릎도 안 좋은 늙은이가 무슨 수빈은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지금 그의 발목이 바로 그 말이 옳았다는 증거였다.

“그럼 왜 굳이 오셨어요?” 상구는 한참 말이 없다가 대답했다. 사십 년 전 이 아내에게 했다고 했다. 반지도 없이, 도시락 뚜껑에 담은 김밥 한 줄을 내밀면서. 아내는 웃으며 그것을 받아 주었지만, 그 뒤로 두 사람은 한 번도 함께 이 오지 못했다. 아이들 키우고, 가게 하고, 빚 갚고. 그러다 보니 둘 다 늙어 버렸다. “올해가 사십 주년이라. 사진이라도 찍어다 보여 주려고 했지. 마누라 무릎으로는 이제 여기 못 오니까.” 그는 품에서 휴대폰을 꺼내 보였다. 해 질 녘 사진이 열몇 장 찍혀 있었다. 그 사진을 찍다가 발을 것이었다.

자정이 넘자 휴대폰이 또 울렸다. 상구가 망설이는 사이 수빈이 대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설악산 수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하더니 곧 날카로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 그럴 줄 알았어요! 찜질방은 무슨 찜질방이야! 다쳤어요? 많이 다쳤어요?” 수빈이 발목만 다쳤다고, 아침에 헬기로 내려간다고 차근차근 설명하자 목소리가 조금 “그 양반 좀 바꿔 줘요.” 상구는 전화를 받자마자 혼이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혼나는 내내 그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통화 끝에 아내가 무언가를 물었고, 상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김밥? 김밥은 안 싸 왔지.” 그 말을 들은 수빈은 배낭에서 챙겨 온 삼각김밥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상구는 그것을 받아 들고 한참 웃더니, 포장도 벗기지 않은 채 사진을 한 장 찍어 아내에게 보냈다. 그리고 바람 소리 속에서 중얼거렸다. “됐어. 사십 년 전 김밥보다 이게 더 비싸.”

새벽 여섯 시 반, 바람이 잦아들었다. 동해 쪽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할 무렵 헬기 소리가 골짜기를 타고 올라왔다. 실리기 직전, 상구가 수빈의 팔을 붙잡았다. “사진 한 장만 찍어 주시오. 마누라가 해 뜨는 것도 보고 싶다고 해서.” 수빈은 그의 휴대폰을 받아 들고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찍었다. 화면 귀퉁이에는 위에서 삼각김밥을 쥐고 웃는 늙은 남자가 함께 찍혔다. 구조 보고서에는 적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수빈은 하산한 뒤 그 사진을 자기 휴대폰에도 한 장 남겨 두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couldn't a helicopter rescue the hiker that evening?

2. Where had Sanggu told his wife he was going?

3. Why had Sanggu gone up the ridge?

4. What did Subin give Sanggu after the phone c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