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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story

아빠의 아재 개그

A daughter who has groaned at her father's puns all her life sits with him in hospital the night before his stomach surgery.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말장난 · wordplay, pun
  • 사춘기 · adolescence, the teenage years
  • 열녀문 · gate honouring a virtuous wife (old tradition)
  • 위암 · stomach cancer
  • 모락모락 · (steam) rising in wisps
  • 침묵 · silence
  • 썰렁하다 · flat, falling flat (of a joke)
  • 정적 · stillness, hush
  • 마취 · anaesthesia
  • 빵 터지다 · to burst out laughing
  • 꼬박꼬박 · without fail, every single time
  • 단톡방 · group c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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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평생 살아온 사람이다. 내가 초등학생 때 “아빠, 배고파.” 하면 아빠는 “배가 고프다고? 그럼 배를 타고 가서 배를 사 오자.” 하고 혼자 웃었다. 눈이 오는 날 아침이면 창문을 열고 “아이고, 눈이 와서 눈이 부시네.” 했고, 차 한잔 달라고 하면 “차는 주차장에 있는데?” 하고 되물었다. 때는 그게 너무 창피해서 친구들 앞에서 아빠 입을 손으로 막은 적도 있다. 엄마는 결혼 삼십 년 동안 그 농담을 다 들어 준 것만으로도 자기한테 세워 줘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아빠는 꿋꿋했다. 웃는 사람이 없으면 자기가 웃으면 된다는 것이 아빠의 철학이었다.

그런 아빠가 지난가을 진단을 받았다. 결과를 듣던 날, 의사 앞에서 굳어 있던 나와 엄마 사이에서 아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선생님, 배를 연다고요? 그럼 배 속에서 배가 나오면 깎아서 나눠 드릴게요.” 의사는 웃지도 못하고 서류만 넘겼다. 병원 주차장에서 나는 처음으로 아빠에게 화를 냈다. “아빠, 지금이 농담할 때야?” 아빠는 대답 대신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은아, 이럴 때 안 하면 언제 하냐.”

입원한 뒤로 아빠의 오히려 늘었다. 간호사가 밤늦게 혈압을 재러 오면 “오늘 밤은 길겠네요. 군밤이라도 구워 먹을까요?” 했고, 식판을 가져오면 “김이 나는데 김은 없네요. 우리 집안이 김 씨라 김이 빠지면 안 되거든요.” 했다. 간호사들은 처음엔 어색하게 웃더니, 일주일이 지나자 일부러 아빠 병실에 들러 오늘의 개그를 물어보고 갔다. 아빠는 육 인실의 스타가 되었다. 옆 침대 할아버지는 아빠 농담을 수첩에 받아 적었다.

수술 전날 밤, 처음으로 아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밖으로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눈이 오네. 내 눈에도 눈이 들어가겠다.” 정도는 했을 텐데, 아빠는 그냥 창밖만 보고 있었다. 그 그 어떤 진단서보다 무서웠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아빠의 농담은 우리를 위한 것이었다. 아빠가 웃기지 않으면 우리가 울 테니까.

나는 침대 옆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그리고 평생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을 했다. “아빠, 차 한잔할래?” 아빠가 나를 쳐다봤다. “근데 어떡하지. 우리 차는 지금 주차장에 있어서 못 마셔.” 삼 초쯤 흘렀다. 그러더니 아빠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아이고, 배야. 배가 아파서 배를 못 깎겠다.” 웃을수록 배가 당긴다면서도 아빠는 좀처럼 멈추지 못했다. “야, 이건 너무 아빠 딸 맞네.”

그날 밤 우리는 번갈아 가며 했다. 아빠가 “말띠가 말이 많은 이유는?” 하면 내가 “말이니까.” 하고, 내가 “밤에 먹는 밤은?” 하면 아빠가 “야식.” 했다. 옆 침대 할아버지가 커튼 너머에서 “둘 다 그만 좀 하시오.” 하고 소리쳤다. 간호사가 와서 조용히 하라고 했을 때, 우리는 이미 눈물까지 흘리며 웃고 있었다. 웃어서 나는 눈물인지 아닌지는, 그때 굳이 따지지 않았다.

수술은 여섯 시간 걸렸다. 깨어난 아빠가 눈을 뜨자마자 한 첫마디는 이랬다. “하은아…… 의사 선생님이 내 배에서 배는 못 찾았대?” 엄마는 기가 막혀서 웃었고, 나는 소리 내어 빵 평생 처음으로 아빠의 농담에 진심으로 웃은 것이다. 아빠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봐라, 드디어 웃었다. 삼십 년 걸렸네.”

지금 아빠는 집에서 회복 중이고, 가족 하루 한 개씩 ‘오늘의 아재 개그’를 올린다. 엄마는 여전히 읽기만 하고 답을 하지 않는다. 나는 답장을 단다. ‘아, 그 말이 이제는 사랑한다는 말처럼 들린다는 건, 아빠한테는 비밀이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How did the father react when the doctor explained the operation?

2. What frightened Haeun most on the night before the surgery?

3. What does Haeun understand about her father's jokes that night?

4. How does Haeun now answer her father's daily joke in the family 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