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그리움에 대하여
When her seven-year-old niece asks what the word for longing means, a woman from Gangneung goes looking for the answer in her own life.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2)
- 그립다 · to long for, to miss deeply
- 그리움 · longing
- 장독대 · terrace where the sauce and kimchi jars stand
- 쪼그리다 · to squat, to crouch
- 뿌리 · root
- 서투르다 · clumsy, unskilled
- 보존하다 · to preserve
- 예고 · warning, notice in advance
- 이기심 · selfishness
- 증거 · proof, evidence
- 평온하다 · peaceful, calm
- 품다 · to hold close, to carry (in one's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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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조카가 그림책을 읽다가 내게 물었다. “이모, 뭐야?” 보고 싶다는 거라고 말하려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보고 싶은 것과 것은 같지 않다. 매일 보는 엄마도 퇴근이 늦으면 보고 싶지만, 않다. 그날 밤 나는 그 차이를 사전이 아니라 내가 지나온 삶 안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말은 늘 무언가가 없는 자리에서 생겨난다. 강릉 바닷가 마을에서 자란 나에게 그것은 할머니의 초여름 저녁이면 할머니는 장독 뚜껑을 하나씩 열어 햇볕을 쬐게 했다가, 해가 지면 다시 닫았다. 나는 그 옆에 앉아 된장 냄새와 바다 냄새가 섞이는 것을 맡았다. 그때는 그것이 될 줄 몰랐다. 원래 그렇게, 지나가고 나서야 제 이름을 얻는다. 곁에 있을 때 그것은 그저 저녁이었고, 냄새였고, 할머니의 굽은 등이었을 뿐이다.
우리말에서 ‘그리다’는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말이 정말 한 나왔는지는 학자들이 따질 일이지만, 나는 그 우연이 마음에 든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눈앞에 없는 것을 마음속에 자꾸 그려 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마음의 붓은 그릴 때마다 조금씩 다른 그림이 나온다. 할머니의 얼굴은 해가 갈수록 부드러워지고, 실제보다 넓어지고, 그 여름은 실제보다 길어진다. 기억을 일이 아니라, 날마다 고쳐 그리는 일이다.
서울에 올라온 지 이십 년이 넘었다. 처음 몇 해는 고향이 줄도 몰랐다. 일이 바빴고, 친구가 생겼고, 지하철 노선도를 외우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꽉 찼다. 오히려 아무 일도 없는 순간에 찾아왔다. 마트 반찬 코너에서 된장을 고르다가, 비 오는 날 버스 창에 이마를 대고 있다가, 문득 숨이 멎을 만큼 그 보고 싶어졌다. 없이 찾아오는 손님이다.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들어와 한참을 앉아 있다가, 차 한 잔 마시지 않고 돌아간다.
몇 해 전 할머니 집이 팔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 주인이 걷어 내고 그 자리에 카페를 차렸다고 했다. 나는 일부러 찾아가지 않았다. 가서 본다면 마음속의 그 카페에 덮여 지워질 것만 같았다. 이런 있다. 것이 돌아오기를 바라면서도, 막상 돌아온다면 마음속 그림이 깨질까 봐 겁을 낸다. 어쩌면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 장소가 아니라, 그곳에 있던 어린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
병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오래 뒤를 돌아보면 앞으로 걸어갈 수 없다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상처라기보다 생각한다. 무언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것을 한때 가졌었다는 뜻이다. 그리워할 것이 하나도 없는 삶을 상상해 보라. 그것은 삶이 아니라, 아무것도 사랑해 본 적 없는 삶일 것이다.
며칠 뒤 나는 조카에게 다시 대답해 주었다. 건, 무언가를 잃었는데 그 잃은 자리가 아직 따뜻한 거라고. 조카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자기 이불 이야기를 했다. 아기 때 덮던 노란 이불을 엄마가 버렸는데, 지금도 자기 전에 가끔 그 이불 냄새가 생각난다고. “그럼 나도 게 있네?” 나는 조카를 꼭 안아 주었다. 일곱 살에게도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일찍 무언가를 잃기 시작하고, 생각보다 오래 그것을 산다.
오늘 저녁에는 된장찌개를 끓여야겠다. 할머니 맛은 나지 않겠지만, 냄비에서 김이 오르는 동안만큼은 그 여름 저녁을 다시 한번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은 또 조금 달라지겠지. 그래도 괜찮다. 원래, 같은 그림을 평생 다르게 그리는 일이니까.
Comprehension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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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at difference does the writer see between missing someone you see every day and longing?
2. Why does she like the link between the verb for longing and the verb for drawing?
3. Why hasn't she visited the café built where the jar terrace was?
4. How does the writer see longing in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