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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story

삼천 원어치 꼬막

A young man from Seoul goes to the market in Suncheon to repay a fifty-year-old debt from his late grandfather's notebook, and the cockle seller has a story to 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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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2)
  • 좌판 · market stall (goods laid out on a board)
  • 유품 · belongings of the deceased
  • 뭐시다요 · what is it? (Jeolla dialect)
  • 근디 · but, by the way (Jeolla dialect)
  • 나가 · I, as subject (Jeolla dialect)
  • -씨요 · please (Jeolla polite request ending)
  • 외상 · buying on credit
  • 솔찬히 · quite, considerably (Jeolla dialect)
  • 들응께 · when I heard (Jeolla dialect)
  • 징하다 · so very, terribly (Jeolla dialect)
  • 불다 · (go) off, completely (Jeolla dialect)
  • 받어야제 · I have to take (Jeolla dial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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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랫장이 서는 날이었다. 서준은 할아버지의 낡은 수첩을 손에 쥐고 꼬막 사이를 한참 헤맸다. 수첩 마지막 장에는 떨리는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순천 아랫장 꼬막 파는 순덕 씨에게 빚 삼천 원. 1974년 봄.’ 장례를 치르고 정리하다 그 장을 발견한 날, 서준은 이상하게도 그 빚을 꼭 갚아야 할 것 같았다. 물어물어 찾아간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한 분이 꼬막을 고르고 있었다. 서준이 사정을 설명하고 봉투를 내밀자, 할머니는 한참 동안 수첩만 들여다보았다. 봉투 안에는 삼천 원이 아니라 삼십만 원이 들어 있었다. 오십 년 치 이자를 어떻게 계산해야 할지 몰라, 서준이 밤새 고민하다 넣은 액수였다.

“오메, 이것이 삼천 원? 아따, 그 양반 글씨가 아직도 이라고 삐뚤빼뚤하구만잉. 총각, 봉투는 거그 내려놓고 쩌그 의자에 좀 앉아 서서 들을 이야기가 아니랑께.”

“그때 스무 살이었제. 니 할아버지는 서울서 내려온 대학생이었고. 방학 때마다 무슨 조사를 한다고 시장을 돌아댕김서 할매들한테 이것저것 묻고 다녔는디, 맨날 우리 앞에만 와서 꼬막 한 되씩 사 갔어. 혼자 사는 총각이 무슨 꼬막을 그라고 많이 먹것소. 다 핑계였제. 그 양반은 꼬막을 산 것이 아니라 내 얼굴 보러 온 것이여.”

그해 봄에 그 양반이 돈이 없다고 해 달래. 삼천 원이믄 그때는 큰돈이었어라. 장부에 적을라고 항께 그 양반이 그라대. 장부에 적지 말고 그냥 기억해 두라고, 다음 장날에 꼭 갚으러 온다고. 그라고는 그날로 서울로 올라가 다시는 안 왔어. 나중에 군대를 갔다고 하더만. 나는 한 일 년은 장날마다 저 골목 끝만 쳐다봤당께. 기다렸어. 오는 사람마다 그 양반인가 싶어서 꼬막 고르다가도 고개를 들고, 또 들고. 그 봄에는 꼬막이 다 내 손에서 상했을 것이여.”

“그라다 나도 시집을 갔제. 우리 영감은 말은 없어도 사람이 겁나 착했어. 자식 넷 낳고, 이 꼬막 팔아서 다 대학 보냈어. 후회 같은 것은 없어라. 가끔 장 파하고 정리할 때, 거시기, 그 삼천 원 생각이 나기는 하더라고.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고, 그 양반이 어디서 잘 살고 있는가, 그것이 궁금해서.”

서준은 할아버지가 은퇴한 뒤 해마다 봄이면 혼자 남도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꼬막을 고르던 할머니의 손이 멈췄다. “오메, 그랬당가? 해마다 봄에? 그라믄 이 시장에도 왔을 것인디. 아이고, 그 양반이 저 골목 끝까지 왔다가 그냥 갔는갑다. 빚진 사람이 무슨 낯으로 들어오것어. 바보 같은 양반.” 할머니는 손등으로 눈가를 한 번 훔치고는 다시 꼬막을 집었다. 옆 좌판의 생선 장수 할머니가 무슨 일이냐는 듯 이쪽을 힐끔 보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서준이 봉투를 다시 내밀자 할머니는 손사래를 쳤다. “치워 그 돈 받으면 그 양반을 진짜로 보내 쓰잖애. 빚은 그냥 빚으로 둬. 그래야 그 양반이 나한테 뭐라도 남기고 간 것이 되제.” 그러더니 할머니는 꼬막을 한 봉지 가득 담아 서준의 손에 쥐여 주었다. “대신 이자는 이것 들고 가서 니 할아버지 제사상에 올려라잉. 그라고 내년 봄에 또 와. 와서 이 할매한테 꼬막 한 되 사 가. 안 된당께.”

서준은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그는 할아버지의 수첩을 다시 펼쳤다. 그리고 마지막 장, 떨리는 글씨 아래에 자기 글씨로 한 줄을 적어 넣었다. ‘빚 삼천 원. 갚지 않음. 매년 봄, 이자 지급.’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at was written on the last page of the grandfather's notebook?

2. According to the grandmother, why did the student buy cockles every market day?

3. What does she conclude when she hears about the grandfather's spring trips?

4. Why does she refuse the 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