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암자의 와이파이
The founder of a struggling meditation app spends three days at a mountain hermitage, pitching his product to an old monk who answers in riddles.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1)
- 암자 · small hermitage attached to a Buddhist temple
- 심사역 · investment analyst (at a venture capital firm)
- 진정성 · sincerity, authenticity
- 노승 · old monk
- 법명 · Buddhist name given to a monk
- 고단하다 · to be wearisome, exhausting
- 공양 · temple meal
- 되뇌다 · to repeat to oneself
- 집착 · attachment, clinging
- 출가하다 · to leave home to become a monk
- 합장하다 · to put one's palms together (in a Buddhist 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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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윤은 서른세 살이었고, 명상 앱 ‘고요’의 대표였다. 고요는 하루 십 분 명상으로 현대인의 불안을 줄여 준다는 앱이었다. 투자 설명회에서 그는 늘 같은 문장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여러분, 마음에도 운영 체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출시 이 년째, 월간 사용자 수는 제자리걸음이었고 다음 투자 유치는 불투명했다. 통장에는 직원 열두 명의 넉 달 치 월급이 남아 있었다. 투자사의 마지막 회의에서 이렇게 충고했다. “대표님, 부족해요. 진짜 스님이라도 한번 만나 보세요.” 도윤은 그 말을 업무 지시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지리산 깊은 골짜기의 작은 이박 삼일 템플스테이를 신청했다. 버스에서 내려 한 시간을 걸어 올라간 스님이 한 분뿐이었다. 텔레비전도 시계도 없었고, 마당 한쪽에 장작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일흔은 넘어 보이는 무진이라고 했다. 도윤은 인사를 마치자마자 태블릿을 꺼냈다. “스님, 제가 명상 앱을 만들고 있는데요, 조언을 좀 듣고 싶습니다.” 무진 스님은 태블릿을 힐끗 보더니 물었다. “그 물건으로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는 말이오?” “네, 하루 십 분이면 됩니다.” “십 분 앉히려고 하루 종일 손에 쥐고 다니게 만든다니, 거참 고요로구려.”
첫날 저녁 마치고 도윤은 다시 물었다. “스님, 저희가 제일 고민하는 건 리텐션입니다. 사용자가 떠나지 않게 붙잡는 거요.” “떠나지 않게 붙잡는다라.” 스님은 그 말을 천천히 “우리는 그것을 부르오. 당신은 팔아서 없애 주겠다는 것이오?” 도윤은 반박하려다 말문이 막혔다. 스님이 덧붙였다. “그 앱을 끄는 단추는 어디 있소?” “화면 오른쪽 위에요.” “아니, 당신 마음에 깔린 앱 말이오.”
이튿날 새벽 세 시, 목탁 소리에 깬 도윤은 비틀거리며 법당에 앉았다. 예불이 끝나자 그는 아껴 둔 질문을 꺼냈다. “스님, 솔직히 여쭤보겠습니다. 불교의 핵심 성과 지표는 뭡니까?” 무진 스님은 처음으로 소리 내어 웃었다. “이천오백 년 동안 사용자가 크게 줄지 않았소. 광고도 안 했고, 무료요. 다만 우리는 사용자를 세지 않소. 세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장사가 되니까.” 도윤은 받아 적으려고 휴대폰을 꺼냈다가, 스님의 눈길을 느끼고 슬그머니 도로 넣었다.
그날 오후 도윤은 마당을 쓸다가 스님 방의 열린 문틈으로 낡은 노트북 한 대를 보았다. 화면에는 회로도 같은 것이 떠 있었다. 저녁에 그가 조심스럽게 묻자 스님은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전에 전자 회사에서 이십 년을 일했소. 휴대폰 알림 기능을 만든 사람 중 하나가 나요.” 도윤은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왜 그만두셨어요?” “내 딸이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놓고 알림을 보더이다. 내가 만든 소리에 내 딸이 대답하는 것을 보고, 그 주에 사표를 썼소.”
마지막 날 밤, 도윤은 처음으로 휴대폰을 꺼 두었다. 꺼 두니 산은 생각보다 시끄러웠다. 바람 소리, 계곡 물소리, 풀벌레 소리가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처음 한 시간은 손이 자꾸 주머니로 갔다. 진동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울린 것 같았다. 그는 그 착각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이름을 자기 회사의 투자 설명서에 써먹은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 소리들 사이에 오래 앉아 있었고, 앉아 있는 동안 앱의 다음 업데이트를 단 한 번도 떠올리지 않았다. 그것이 그가 기억하는 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떠나는 아침, 그는 물었다. “스님, 제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요? 사업을요?” “휴대폰이오. 오늘 밤 하루만이라도.” 스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승복 소매에서 작은 쪽지를 꺼내 주었다. “그리고 이건, 내려가다가 길을 잃거든 펴 보시오.” 버스 정류장에서 도윤이 펼쳐 본 쪽지에는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다. 한글 ‘지금여기’를 영문 자판 그대로 친 글자였다. 도윤은 한참 웃다가 와이파이를 켜지 않고 그 쪽지를 지갑 깊숙이 넣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did Doyun sign up for the temple stay?
2. What did the monk say Buddhists call what Doyun calls retention?
3. What had the monk done before becoming a monk?
4. What was written on the slip of paper the monk gave Do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