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찍지 않은 사진
In a fragment of her memoir, a retired war correspondent remembers a boy selling water at a checkpoint who asked her to take his picture.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1)
- 회고록 · memoir
- 분쟁 지역 · conflict zone
- 검문소 · checkpoint
- 생수 · bottled water
- 피난 가다 · to flee as a refugee
- 무전 · radio (two-way)
- 으쓱하다 · to shrug
- 무례하다 · to be rude, disrespectful
- 마감 · deadline
- 재활용 더미 · recycling pile
- 바래다 · to fade
Select any text to highlight it, or a word to translate it or save it to your flashcards.
이 글은 한 조각이다. 나는 이십 년 가까이 지역을 취재했고, 지금은 강릉의 바닷가 마을에서 그 시절의 수첩들을 정리하며 지낸다. 미리 밝혀 둔다. 이 이야기 속 나라의 이름은 쓰지 않겠다. 그 전쟁에서 누가 옳았는지를 말하려는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옳고 그름은 대개 멀리 있는 사람들이 정했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그저 물과 빵과 다음 날을 걱정했다.
그해 겨울 나는 국경에서 수도로 이어지는 도로 위에 있었다. 이십 킬로미터마다 하나씩 있었고, 줄이 길었다. 세 번째 앞에서 열 살쯤 된 남자아이가 담배를 팔고 있었다. 아이는 차창을 두드리며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값을 불렀다. 통역을 맡은 현지 대학생이 웃으며 말했다. “기자님한테는 두 배를 받겠답니다. 외국 사람이라서요.” 나는 두 배를 냈다. 아이는 돈을 세어 보더니 말없이 한 병을 더 얹어 주었다.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아이는 내 목에 걸린 카메라를 오래 쳐다보다가 통역에게 무언가를 물었다. “자기 사진을 찍어 줄 수 있냐고 합니다. 신문에 나오면 간 엄마가 볼 수도 있다고요.” 나는 시계를 보았다. 그날 저녁까지 서울로 기사를 보내야 했다. 게다가 수도 쪽에서 큰 폭발이 있었다는 소식이 막 들어온 참이었다. 나는 내일 돌아오는 길에 꼭 찍어 주겠다고 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이름을 천천히 두 번 말했다. 나는 그 이름을 들리는 대로 한글로 수첩에 적었다.
다음 날 나는 그 길로 돌아오지 못했다. 도로가 막혔고, 우리는 남쪽으로 크게 돌아 국경을 넘었다. 이듬해 봄 다시 그 나라에 들어갔을 때 세 번째 없어져 있었다. 콘크리트 덩어리 몇 개와 녹슨 표지판만 남아 있었다. 근처 마을 사람들에게 아이에 대해 물었지만, 팔던 아이는 그 길에 너무 많았다고 했다. 누구는 가족을 찾아 떠났을 거라고 했고, 누구는 어깨를 나는 더 묻지 않았다. 모르는 채로 두는 것이 그 아이에게 덜 일 같았다.
그 뒤로 나는 수천 장의 사진을 찍었다. 몇 장은 상을 받았고, 몇 장은 교과서에 실렸다. 그러나 내가 가장 자주 떠올리는 사진은 찍지 않은 한 장이다. 기사는 사실을 다루고, 사진은 순간을 다룬다. 그 둘이 다루지 못한 것, 그러니까 후회를 다룬다. 그날 내가 셔터를 누르는 데 걸렸을 시간은 아마 이 초쯤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 이 초를 바꾸었고, 다음 날 신문 한구석에 실렸다가 그날 저녁 더미로 갔다.
동료들은 내가 그 일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다고 했다. 전쟁터에서 지키지 못한 약속은 누구에게나 한 트럭씩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다만 대부분의 약속은 지킬 수 없는 것이었고, 그 약속은 지킬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차이가 이십 년 동안 나를 따라다녔다. 나는 그 뒤로 누가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면, 아무리 급해도 먼저 셔터를 눌렀다. 그것이 내가 그 아이에게 진 빚을 갚는 유일한 방식이었다.
지난주에 수첩을 정리하다가 그 이름을 다시 찾았다. 볼펜 자국이 겨우 읽을 수 있었다. 내가 한글로 적은 그 이름이 그 나라 말로 제대로 된 발음인지조차 나는 모른다. 그래도 나는 그 이름을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 바닷바람이 창문을 흔들었다. 이름은 여기 적지 않겠다. 그 이름이 혹시라도 그 아이를 어떤 위험 앞에 다시 세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신 이렇게만 적어 둔다. 세 번째 두 배의 값, 말없이 얹어 준 한 병. 그 겨울, 한 아이가 거기 있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y does the narrator refuse to name the country?
2. What did the boy do after the narrator paid double?
3. Why did the boy want his photograph taken?
4. What did the narrator change in her own habits afterwa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