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간판 고치는 선생님
A retired Korean teacher in Gangneung corrects every misspelt shop sign in his neighbourhood, until a young chicken-shop owner argues back.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1)
- 맞춤법 · spelling rules
- 바로잡다 · to correct, set right
- 물러서다 · to back down
- 철물점 · hardware store
- 성립하다 · to hold together, make sense
- 말장난 · wordplay, pun
- 헤어지다 · to break up (here also a pun on hair)
- 비틀다 · to twist
- 교단 · the teaching profession (lit. the teacher's platform)
- 가위표 · X mark, cross
- 토닥토닥 · pat-pat (gently patting to comf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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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중앙시장 근처 골목에는 빨간 펜을 든 노인이 산다는 소문이 있었다. 정년퇴직한 국어 교사 김병철 선생은 아침마다 산책을 하면서 간판을 읽었다.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쳤다. 틀린 간판을 보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정중하게, 그러나 않고 말했다. “사장님, 찌게가 아니라 찌개입니다.” 그의 손에는 늘 빨간 펜과 수첩이 들려 있었다. 수첩에는 지난 삼 년 동안 그가 간판 백십이 개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대부분의 가게 주인들은 처음에는 귀찮아했지만 결국 그의 말을 따랐다. 백반집의 ‘육계장’은 ‘육개장’이 되었고, ‘숫가락 팝니다’는 ‘숟가락 팝니다’가 되었다. 분식집 주인은 ‘떡볶기’라고 적힌 메뉴판을 새로 맞추며 한숨을 쉬었다. 어떤 주인은 고맙다며 커피를 내왔고, 어떤 주인은 그가 지나가면 일부러 셔터를 내렸다. 김 선생은 둘 다 개의치 않았다. 그에게 맞춤법은 취향이 아니라 질서였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간판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칭찬인지 놀림인지는 부르는 사람마다 달랐다.
그러던 어느 날, 골목 끝에 새 치킨집이 문을 열었다.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닭다리 건너는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 선생은 간판 앞에서 오래 서 있다가 가게로 들어갔다. 주인은 서른 살쯤 된 여자였고, 앞치마에 수빈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사장님, 저 간판 말입니다. 닭과 다리를 붙여 놓으니 문장이 않습니다. 닭이 다리를 건넌다는 겁니까, 닭다리가 건넌다는 겁니까?” 수빈은 튀김 망을 흔들며 웃었다. “둘 다요, 선생님. 그게 재미있는 거잖아요.”
김 선생은 않았다. 말을 가볍게 만듭니다. 길 건너 정육점은 ‘고기서 고기’라고 써 붙였고, 꽃집은 ‘꽃길만 걸어요’, 미용실은 마’입니다. 아이들이 이런 걸 보고 자라면 뭐가 맞는 말인지 헷갈리지 않겠습니까?” 수빈은 기름 솥의 불을 줄이고 그를 똑바로 보았다. “선생님, 틀린 거랑 노는 거는 다르지 않아요? 찌게는 몰라서 틀린 거고, 닭다리 건너는 중은 알아서 노는 거예요. 맞는 걸 알아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김 선생은 대답을 찾지 못했다. 삼십오 년 동안 섰지만, 그 구분을 학생들에게 가르친 적은 없었다.
그날 저녁 김 선생은 수첩을 처음부터 다시 넘겨 보았다. 백십이 개의 간판 가운데 정말로 틀린 것은 몇 개나 되었을까. 그는 ‘고기서 고기’ 옆에 그어 둔 빨간 오래 내려다보았다. 그 간판을 처음 본 날, 사실 그는 속으로 웃었다. 웃고 나서 웃은 것이 부끄러워 그었던 것이다. 평생 바른 말을 가르친 사람에게 웃음은 어쩐지 규칙 위반처럼 느껴졌다. 그는 펜 뚜껑을 천천히 닫았다.
한 달 뒤 수빈이 시장 안에 두 번째 가게를 내게 되었다며 그를 찾아왔다. “선생님, 이번 간판 이름은 선생님이 지어 주세요. 틀리면 안 되니까요.” 김 선생은 사흘을 고민했다. 그리고 쪽지 한 장을 들고 수빈의 가게로 갔다. 쪽지에는 반듯한 글씨로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토닭토닭’. 수빈이 소리 내어 읽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선생님, 이거 틀린 거 아니에요?” “틀린 게 아니라 노는 겁니다. 지친 사람 어깨를 두드려 주는 닭이지요. 맞는 걸 알아야 수 있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그 뒤로도 김 선생은 아침마다 골목을 걸었다. 여전히 찌게를 보면 가게 문을 열었다. 수빈의 두 번째 가게 앞에는 개업 첫날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다만 그의 수첩에는 목록이 하나 더 생겼다. 맨 위에는 ‘잘 놀았다’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고, 첫 줄에는 ‘닭다리 건너는 중’이, 둘째 줄에는 ‘고기서 고기’가 적혀 있었다. 빨간 펜 옆에는 이제 파란 펜이 한 자루 꽂혀 있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at did Mr Kim do when he saw a misspelt sign?
2. How did Subin distinguish her sign from a spelling mistake?
3. Why had Mr Kim drawn a red cross next to the butcher's sign?
4. What name did Mr Kim suggest for Subin's second 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