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마지막 반집
In his televised retirement game against a teenage prodigy, an old baduk master plays a move the AI win-rate graph says is a blunder.
Tap a dotted word for its meaning.
Words to know (11)
- 구단 · ninth dan, the top professional rank in baduk
- 기보 · game record (of baduk)
- 수읽기 · reading ahead (calculating moves in advance)
- 승률 · win rate, winning probability
- 일치율 · match rate (how often moves agree with the AI's)
- 기원 · baduk club
- 포석 · opening (layout of stones at the start of a game)
- 초읽기 · byo-yomi, the final countdown of time per move
- 노장 · veteran (player)
- 반집 · half a point (the smallest margin in baduk)
- 복기 · replaying and reviewing a finished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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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수 은퇴를 발표한 것은 일흔한 살 생일 다음 날이었다. 기자들이 이유를 묻자 그는 짧게 대답했다. “이제 바둑판 위에서 내가 둘 수 있는 수보다 기계가 알려 주는 수가 더 많아져서요.” 농담처럼 한 말이었지만 농담이 아니었다. 그가 처음 프로가 되었을 때 바둑은 스승에게 배우고 외우며 혼자 밤새 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젊은 기사들은 인공지능이 보여 주는 그래프를 보며 공부했다. 어떤 수를 두면 오르고 어떤 수를 두면 떨어지는지가 숫자로 나왔다. 용수는 그 숫자 앞에서 자신의 오십 년이 조금씩 지워지는 것 같았다.
은퇴 대국의 상대는 열아홉 살의 강도윤 칠단이었다. 용수가 십 년 전 동네 처음 보고 프로의 길을 권했던 아이였다. 도윤은 이제 인공지능과의 가장 높은 기사로 불렸다. 방송사는 대국 화면 옆에 실시간 그래프를 띄웠다. 바둑을 모르는 시청자도 누가 이기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용수는 그 말이 조금 서글펐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이기는지만 아는 바둑이라니. 그래도 그는 대국을 받아들였다. 도윤에게 마지막으로 보여 주고 싶은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그 자신도 판 앞에 앉기 전까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흑을 쥔 용수의 단단했다. 그러나 중반으로 접어들며 그래프는 조금씩 도윤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다 백오 수째, 용수가 오래 생각에 잠겼다. 시작되었다. 마침내 그가 돌을 놓은 자리를 보고 해설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 이건 좀 의외네요. 인공지능은 이 수를 거의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래프가 뚝 떨어졌다. 흑의 이십삼 퍼센트. 검토실의 젊은 기사들이 고개를 저었다. 실수라고, 은퇴할 때가 되긴 되었다고.
그러나 그 수는 실수가 아니었다. 사십 년 전 어느 겨울밤, 용수의 스승이 그에게 보여 준 수였다. 스승은 그때 말했다. “이 수는 이기는 수가 아니다. 상대를 생각하게 만드는 수다. 바둑은 둘이 두는 것이니, 상대가 생각하지 않으면 혼자 두는 것과 같다.” 그 수 뒤로는 정답이 없는 갈림길이 수십 개 열렸다. 기계에게는 그 대부분이 손해였지만, 사람에게는 하나하나가 질문이었다.
도윤은 그 수 앞에서 이십 분을 썼다. 열아홉 살의 기사가 그토록 오래 생각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해설자가 말했다. 이윽고 도윤이 돌을 놓았고, 그것은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수가 아니었다. 그래프가 다시 흔들렸다. 그 뒤로 두 사람은 기계의 추천과는 상관없는 바둑을 두었다. 해설자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결국 그래프 이야기를 그만두었다. 검토실의 젊은 기사들도 하나둘 휴대폰을 내려놓고 판을 들여다보았다. 판 위에서는 오랜만에 사람이 사람에게 묻고, 사람이 사람에게 대답하고 있었다.
결과는 도윤의 승이었다. 바둑에서 가장 작은 차이였다. 용수는 담담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도윤은 일어나지 않고 돌을 처음부터 다시 놓기 시작했다. 은퇴 대국의 짧게 끝나는 것이 관례였지만, 도윤은 백오 수째에서 손을 멈추고 오래 판을 내려다보았다. “선생님, 이 수는 어디서 배우셨어요?” 용수는 웃었다. “내 스승한테. 기계한테는 못 배워.” “그럼 저한테 가르쳐 주세요. 이제 시간은 많으시잖아요.”
그날 저녁 방송사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렸다. 제목은 실수, 패’였다. 용수는 그 제목을 보고도 화내지 않았다. 대신 동네 이 층의 오래된 바둑판 앞에 앉아 도윤을 기다렸다. 도윤은 약속한 시간보다 삼십 분 일찍 왔다. 그래프에는 남지 않은 것이 그 판에는 남아 있었다. 질문 하나, 그리고 그 질문을 이어받을 사람 하나. 용수는 그것이면 자신의 오십 년이 지워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What did the broadcaster show next to the board, and why?
2. What happened to Black's win rate after move 105?
3. What, according to Yongsu's teacher, was the purpose of that move?
4. What did Doyun ask for after the 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