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곶감의 정체
The old tale of the tiger who fears a dried persimmon, retold for grown-ups as a story about power, rumour and f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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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to know (12)
- 곶감 · dried persimmon
- 다스리다 · to rule, to govern
- 본디 · originally, by nature
- 자지러지다 · to (cry) fit to burst
- 흡족하다 · to be pleased, satisfied
- 옜다 · here, take this
- 정체 · true identity
- 외양간 · cowshed
- 고삐 · reins, halter
- 반박하다 · to contradict, to refute
- 부적 · talisman, charm
- 처마 · e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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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그 산의 임금이 된 지 스무 해가 넘었다. 처음 십 년은 이빨로 다음 십 년은 소문으로 이빨은 닳았지만 소문은 닳지 않았다. 토끼들은 호랑이 발자국만 보고도 굴을 옮겼고, 멧돼지들은 호랑이 똥 냄새만 맡고도 길을 돌아갔다. 호랑이는 이제 굳이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겁에 질린 짐승들이 알아서 바치는 것으로 배를 채우면 그만이었다. 권력이란 그렇게 늙어 가는 것이다. 힘이 빠질수록 이름이 커진다.
문제는 산 아래 마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산짐승들만큼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담과 불과 개가 있었다. 그해 겨울 산에 먹을 것이 바닥나자 호랑이는 몇 해 만에 몸소 마을로 내려갔다. 이빨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면 어둠이 필요했다. 그는 외딴 초가의 뒷담에 몸을 붙이고 귀를 세웠다. 방 안에서 아기가 울고 있었다.
“뚝! 자꾸 울면 호랑이가 와서 물어 간다.” 어미의 목소리였다. 호랑이는 마을에서도 내 이름이 통하는구나. 그러나 아기는 그치지 않았다. “저기 호랑이 왔다, 호랑이!” 아기는 더 크게 울었다. 호랑이는 조금 서운해졌다. 그때 어미가 말했다. 그러자 울음이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호랑이는 담 밑에서 얼어붙었다. 제 이름에도 꿈쩍 않던 울음을 단번에 멈추게 한 그것, 평생 들어 본 적 없는 짐승이었다. 모르는 것만큼 무서운 것은 없었고, 이름만 알고 모르는 것은 더 무서웠다. 호랑이는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기가 바로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바로 그 순간,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호랑이의 등에 훌쩍 올라탔다. 소를 훔치러 온 도둑이었다. 도둑은 캄캄한 데서 손에 잡히는 털을 소인 줄 알고 냅다 올라탄 것이었다. 호랑이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달렸다. 나를 잡았다. 등 위의 도둑은 도둑대로 소가 왜 이리 빠른가 싶어 더듬다가, 손끝에 닿은 줄무늬 털과 둥근 귀를 알아보고는 하얗게 질렸다. 산을 넘고 개울을 건너는 동안 짐승과 사람은 서로를 등에 업은 채 같은 공포에 떨었다.
새벽녘 고목 아래를 지날 때 도둑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호랑이 등에서 빠져나왔다. 몸이 가벼워진 호랑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굴로 달려가 사흘 동안 나오지 않았다. 나흘째 되는 날, 그는 산의 짐승들을 불러 모았다. 비쩍 마른 몸으로 바위 위에 올라선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간밤에 나는 괴물과 싸웠다. 놈이 내 등에 올라탔으나 내가 산을 세 바퀴 돌며 떨쳐 내었다.” 짐승들은 숨을 죽였다. 무엇인지 아는 짐승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 아무도 수 없었다.
그날부터 산에는 새로운 법이 생겼다. 조심하라. 밤에 나타난다. 등에 올라탄다. 본 적이 있다는 너구리는 금세 원로가 되었고, 막는 판다는 여우는 부자가 되었다. 호랑이는 다시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번에는 짐승들이 그를 무서워해서가 아니라, 그만이 싸워 본 유일한 짐승이었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대상을 바꾸었을 뿐, 그 두려움 위에 앉은 자는 바뀌지 않았다.
한편 그 소도둑은 마을로 돌아가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에게 그날 밤 이야기를 했고, 이야기는 늘 이렇게 끝났다. “호랑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게 이듬해 가을부터 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밑에 감을 깎아 줄줄이 매달았다. 맛이 들라고 매단 것인지, 호랑이가 오지 말라고 매단 것인지는 이제 아무도 모른다. 다만 산에서 내려다보면 집집마다 주황색 등불을 켜 놓은 것 같아서, 늙은 호랑이는 해마다 가을이면 그 불빛을 오래 바라보다가 굴로 돌아갔다고 한다.
Comprehension check
0/4 answered
1. How had the tiger ruled the mountain in his second decade?
2. Why did the word "곶감" frighten the tiger so much?
3. Who jumped on the tiger's back, and why?
4. How did the tiger keep his power after that night?